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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처드 유 화웨이 소비자사업부문 회장이 지난 16일 P8공개 행사에서 제품을 들어보이고 있다. |
중국 스마트폰업체들이 프리미엄 스마트폰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화웨이, 샤오미, 오포(OPPO), 쿨패드 등 중국에서 이름있는 스마트폰업체들은 속속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내놓고 있다.
이들은 중국에서 프리미엄 수요가 매우 높은 데다 그동안 보급형 스마트폰에서 쌓은 브랜드 이미지를 토대로 프리미엄 스마트폰시장에 진출에 수익성을 확보하려고 한다.
그동안 프리미엄 스마트폰시장에서 삼성전자와 애플이 양강체제를 굳건히 지켜왔다. 화웨이 등은 이 프리미엄시장에도 균열을 내려고 한다.
◆ 프리미엄시장에 진출하다
화웨이는 16일 영국 런던에서 전략 스마트폰 P시리즈의 새 모델인 '화웨이P8'과 '화웨이P8맥스'를 공개했다.
화웨이P8은 아이폰6이나 갤럭시S6과 마찬가지로 메탈소재를 사용한 일체형 디자인이 적용됐다. 화웨이P8의 두께는 6.4밀리미터(mm)로 갤럭시S6나 아이폰6보다 얇다.
화웨이P8은 5.2인치 화면(P8맥스는 6.8인치)에 자체개발한 기린 64비트 옥타코어 AP가 탑재됐다.1300만 화소 후면카메라가 적용됐다.
화웨이P8의 '라이트 페인팅 카메라'는 세계 최초로 4색 RGBW 센서를 적용해 고대비 조명 환경에서 선명도를 32%까지 높여주고 저조도 환경에서 선명도를 78%까지 줄여준다.
화웨이는 특허기술인 '시그널플러스(Signal+)' 기술을 적용해 스마트폰의 즉각적 안테나 전환을 지원함으로써 강력한 네트워크 연결을 지속해 준다고 강조한다.
리처드 유 화웨이 소비자사업부문 회장은 “화웨이P8은 소비자를 위한 사용자 친화성이 뛰어난 제품”이라며 “특히 카메라 기능과 네트워크 연결에서 강점을 자랑하는 화웨이P8이 올해 가장 인기있는 스마트폰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화웨이는 2011년부터 프리미엄 스마트폰시장 진출을 준비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중고가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 화웨이가 지난해 9월 출시한 프리미엄 스마트폰 Mate7은 현재까지 누적판매량 400만 대를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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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웨이 P8 |
화웨이는 화웨이P8을 1천만 대 팔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화웨이는 올해 출하하는 전체 스마트폰 가운데 프리미엄 스마트폰이 차지하는 비중을 30%로 끌어올리려고 한다. 지난해 비중은 18%였다.
샤오미도 지난 1월 프리미엄 스마트폰 샤오미노트를 출시했다. 샤오미노트는 아이폰6과 유사한 외관 과 사양의 제품이다.
레이쥔 샤오미 회장은 샤오미노트 공개 당시 아이폰과 정면비교를 해가며 홍보에 나설 정도로 제품에 대한 자신감을 보였다.
샤오미노트는 사양면에서 아이폰6과 큰 차이가 나지 않지만 가격이 40만 원 초반대부터 시작해 애플 아이폰6의 절반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샤오미는 샤오미노트에 이어 올해 또 다른 프리미엄 스마트폰인 미5도 내놓는다. 업계에서 미5가 샤오미노트보다 더 높은 사양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오포도 지난해 말 프리미엄 제품 N3를 출시했다. N3는 5.5인치 화면에 스냅드래곤 801 AP가 탑재됐으며 1600만 화소 카메라가 적용됐다. 오포는 특히 카메라 기능을 강조하는데 N3에 독창적인 206도 회전카메라를 탑재해 차별성을 강조했다.
쿨패드 역시 비슷한 시기에 보안성을 강화한 프리미엄 스마트폰인 보둔(Bodun)을 내놨다. 보둔은 5.95 인치 대화면에 스냅드래곤 801 쿼드코어 AP, 500만 화소 전면카메라, 1300만 화소 후면카메라 등이 탑재됐다.
보둔에 일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와 쿨패드와 차이나텔레콤이 공동개발한 안전모드 운영체제가 탑재됐다. 안전모드 운영체제로 전환하면 스마트폰의 인터넷 기능이 지원되지 않아 소프트웨어 설치 등이 불가능하다.
◆ 왜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도전하나
프리미엄 스마트폰시장은 애플과 삼성전자가 기술력과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주도권을 쥐고 있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은 이 때문에 그동안 주로 중저가의 보급형 스마트폰에 주력해 왔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은 내수시장 의존도가 높다. 그동안 중국은 중저가의 보급형 스마트폰 수요가 높아 중저가시장만 잘 공략해도 많이 팔 수 있었다.
이 덕분에 중국 스마트폰시장운 화웨이나 샤오미 외에도 오포(OPPO)와 비보(VIVO), 지오니, 원플러스원 등 수십 업체가 난립했다. 지방에 있는 소규모업체들까지 감안하면 스마트폰 제조업체가 수백 곳에 이른다.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이 난립하면서 치열하게 가격경쟁을 펼치다 보니 수익성이 악화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화웨이나 샤오미, 레노버, 오포, 비보 등 경쟁력을 갖춘 중국 스마트업체들은 이제 중저가 스마트폰으로 시장점유율을 유지하면서 프리미엄 스마트폰으 내놓고 수익성을 확보하려고 한다.
화웨이나 샤오미 등 중국에서 앞선 회사들은 독자적 기술력을 갖추고 브랜드 인지도도 높아져 프리미엄 스마트폰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여력이 생겼다.
더욱이 세계 최대 스마트폰시장인 중국에서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어 프리미엄 스마트폰 출시는 이제 이들 업체에게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고 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중국 스마트폰시장에서 저가폰 비중은 줄어든 반면 중고가제품의 비중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중국 스마트폰 평균 판매단가는 2013년까지만 해도 전년 대비 7% 떨어졌지만 지난해 오히려 3% 상승했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이 지난해 4분기에 아이폰6의 돌풍에 힘입어 중국 스마트폰시장에서 판매량 1위에 올랐다”며 “이것만 봐도 중국 소비자들의 스마트폰에 대한 눈높이가 올라가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스위스투자은행 UBS가 최근 공개한 통계를 보면 애플이 4분기에 판 아이폰 판매량 가운데 중국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35%에 이른다.
중국 스마트폰업체들은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통해 저가 브랜드라는 꼬리표도 떼 내려고 한다. 저가 브랜드라는 꼬리표가 붙어 있으면 글로벌 브랜드로 발돋움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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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이쥔 샤오미 회장이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신제품 발표회에서 대화면 스마트폰 '미노트'를 선보이고 있다. <뉴시스> |
◆ 중국산 프리미엄 스마트폰, 성공할까
화웨이나 샤오미 등 중국 스마트폰업체들이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내놓는다고 당장에 삼성전자나 애플을 위협하기에 역부족이다.
중국 스마트폰업체들이 내놓는 프리미엄 스마트폰은 아직 삼성전자나 애플을 모방한 형태의 제품들이 주를 이룬다.
특히 프리미엄 스마트폰 구매에서 브랜드 인지도가 큰 영향을 끼친다는 점을 고려하면 아직 글로벌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중국 스마트폰업체들의 브랜드 인지도는 삼성전자나 애플을 위협하기에 크게 부족하다.
브랜드컨설팅 전문업체인 인터브랜드가 2014년 조사한 세계 100대 브랜드에 이름을 올린 중국기업은 화웨이(94위) 단 한 곳에 불과했다.
그러나 중국 스마트폰업체드이 지속적으로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라인업을 늘리고 삼성전자나 애플과 차별적인 스마트픈을 만들어 낸다면 프리미엄 스마트폰시장에서도 자리를 잡을 수 있을 가능성이 높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샤오미가 내놓은 미노트를 극찬하며 “샤오미가 신제품 미노트를 앞세워 스마트폰업계 거인인 애플과 삼성전자에 정면으로 맞서고 있다”고 평가한 것도 중국업체들이 프리미엄 스마트폰시장을 잠식할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업체들은 가격 경쟁력도 갖추고 있는 데다 이제 그들만의 차별점을 만들어내는데도 힘을 쏟고 있다”며 “앞으로 중국업체들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판매량이 점점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