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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산적한 도정 현안에 발목잡혀 대선잠룡 순위 가물가물

김디모데 기자 Timothy@businesspost.co.kr 2019-02-24 0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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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21613'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원희룡</a>, 산적한 도정 현안에 발목잡혀 대선잠룡 순위 가물가물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12일 제주시청에서 시민들과 경제·일자리 분야를 주제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원희룡 제주도지사의 발걸음이 무겁다.
발목을 잡았던 선거법 위반 문제는 검찰이 항소를 포기해 한숨을 돌렸지만 영리병원 개원 문제, 예래 휴양형 주거단지사업 좌초, 제2제주공항 등 산적한 현안이 원 지사를 짓누르고 있다.

원 지사는 바른미래당 탈당 후 자유한국당의 영입 제안을 받았지만 중앙정치와는 거리를 둬 왔다. 

정치인으로서 존재감이 다소 약해지고 있으나 향후 보수진영 재편이 이뤄지면 재조명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도정 현안을 슬기롭게 풀어낼 필요성이 제기된다.

◆ 제주도정 곳곳에 악재, 숨쉴틈 없는 원희룡

24일 제주도와 정치권 등에 따르면 원 지사는 제주도정 현안으로 삼중고를 치르고 있다.

원 지사가 야심차게 추진한 국내 첫 영리병원을 둘러싼 갈등으로 원 지사의 도내 입지가 흔들리는 모양새다.

원 지사는 시민단체의 반발에도 2018년 12월 국내 첫 영리병원인 녹지국제병원을 조건부 허가했다. 그러자 반대 측은 원 지사가 영리병원을 졸속심사해 직무를 유기했다며 2월 초 원 지사를 검찰에 고발했다.

여기에 녹지국제병원의 운영주체인 녹지그룹도 원 지사가 진료 대상자를 외국인 의료관광객으로 제한한 것이 위법이라며 허가 조건 취소 청구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병원 문을 열기도 전부터 원 지사는 양쪽 사이에 낀 샌드위치 신세가 된 셈이다.

녹지국제병원은 3월4일까지 개원하지 않으면 허가가 취소된다. 녹지국제병원 설립이 무산되면 영리병원 허가를 강행한 원 지사에게 역풍이 불 수 있다. 

제2제주공항 추진도 생각처럼 원활하지 않다. 국토교통부와 제주도는 제주국제공항이 비좁다는 이유로 성산읍 일대에 제2공항 건설을 추진하고 있으나 주민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혔다.

14일 열리기로 한 국토부의 도민설명회는 반대 측의 저지로 무산됐다. 원 지사는 20일 담화문을 발표해 “제2공항은 도민 숙원이자 제주의 미래를 위한 필수사업”이라며 도민 설득에 나섰다.

하지만 21일 제2공항 추진을 반대하는 시민단체들은 반박 기자회견을 열고 “원 지사가 국토부의 대변인으로 전락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이미 제주는 난개발로 땅값이 오르고 물가 상승 등 중병을 앓고 있다"며 "제2공항 건설은 제주의 미래를 앗아버리는 길”이라고 주장하고 있어 쉬이 갈등이 봉합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대법원에서 2조5천억 원 규모의 예래 휴양형 주거단지사업 허가 취소가 확정된 일도 뼈아프다. 토지주들이 원상 복구를 요구하며 소송을 제기하면 수천억 원대 손실을 입을 수 있다. 

원 지사는 13일 도민들을 만난 자리에서 “도정이 책임질 부분이 있다면 회피하진 않겠다”면서도 “예래단지의 사업주체는 국토교통부 산하의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라며 한 발 빼려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사업 인허가를 내준 당사자가 제주도이기 때문에 원 지사의 책임도 크다는 지적이 많다. 원 지사가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와 함께 적극적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하는 이유다.

◆ 산적한 도정 해결해야 재기 가능

원 지사는 리얼미터가 조사한 2019년 1월 시도지사 직무수행 평가에서 17명의 광역단체장 가운데 지지율 6위에 올랐지만 2018년 12월 3위보다 순위가 하락했다.

영리병원 설립 승인 등의 논란으로 지지율이 4.1%포인트 하락했다. 전체 광역단체장 중 가장 큰 하락폭이었다.

원 지사는 현재 지리멸렬한 보수진영에서 유력 대선후보 가운데 한 명으로도 꼽힌다. 하지만 도정 현안의 버거운 무게가 내려앉으면서 잠룡으로서 존재감은 떨어지는 모양새다.

데일리안 의뢰로 알앤써치 실시하는 차기 정치지도자 적합도 조사에서 원 지사는 2018년 11월 1.9%의 지지를 얻었지만 12월 1.5%, 1월 0.7%로 지지율이 하락했다.

어려운 상황이지만 원 지사는 상황을 반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제주도 관광객 숫자 감소 등 제주도 위기론이 확산하는 상황에서 경제활력을 높이기 위한 행보에 나섰다. 원 지사가 경제 분야에서 확실한 성과를 낸다면 분위기는 달라질 수 있다.

원 지사는 경제·일자리를 주제로 12~13일 제주시와 서귀포시를 방문해 시민들로부터 직접 경제 관련 의견을 듣고 질의응답을 진행했다. 한수영어조합법인, UCL 등 기업도 방문해 이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경제 관련 기관·단체장들도 자주 만나고 있다. 8일 제주시내 음식점에서 안성봉 한국은행제주본부장, 김대형 제주상공회의소회장, 황재목 중소기업중앙회제주본부장, 임민희 한국여성경제인협회제주지회장 등 11명의 기관·단체장이 모여 경제 활성화방안을 논의했다.

장기적으로 실리를 추구하는 원 지사의 도정 행보가 나중에 재평가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최근 중앙정부가 추진한 지방 인프라(SOC)사업 예비 타당성 조사 면제가 대표적이다.

원 지사는 2조4500억 원 규모의 제주 신항만사업과 3887억 원 규모의 공공하수처리시설 현대화사업을 예비 타당성 조사 면제사업의 후보로 올렸다. 이 가운데 최종 선택된 사업은 하수처리시설 현대화사업이다.

원 지사는 토건사업인 신항만보다 환경사업인 하수처리장이 더욱 시급하다고 판단하고 송재호 국가균형발전위원장을 만난 자리에서 하수처리장 현대화사업의 예비 타당성 조사 면제를 요청했다.

신항만사업보다 현실적이고 도민들에게 실질적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사업을 선택한 점이 대형 인프라사업 추진에 열을 올린 다른 지자체와 대비된다는 평가가 나온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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