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재선 KG그룹 회장이 추진하고 있는 위니아만도 인수에 복병이 등장했다. 위니아만도 우리사주조합이 KG그룹의 위니아만도 인수를 강경하게 반대하며 실력행사를 하고 있다.

  곽재선, KG의 위니아만도 인수 암초 부닥쳐  
▲ 곽재선 KG그룹 회장
위니아만도는 해외투기자본에 상처를 깊이 입었는데, 사주조합은 KG그룹이 재무적 투자자를 모집해 인수를 하게 되면 역시 투기자본에 넘어가는 꼴이라며 결사반대를 하고 있다.

위니아만도 우리사주조합은 3일 “KG그룹이 위니아만도를 인수할 경우 해외투기자본으로 망가진 회사가 또다시 투기자본에 넘어갈 수 있는 우려가 있다”며 “이렇게 되면 더 이상 미래는 없다”고 주장했다.

우리사주조합은 지난달 31일부터 KG이니시스 본사 앞에서 항의시위를 벌이고 있으며 지난 2일부터 공장의 생산과 업무를 중단하고 있다.

위니아만도는 김치 냉장고 ‘딤채’로 유명한 회사다. 위니아만도의 최대주주인 유럽계 사모펀드 CVC(씨티벤처케피탈)는 지난달 26일 KG이니시스와 위니아만도 지분 100%를 매각하는 내용의 양해각서를 맺었다.

우리사주조합이 이번 인수를 강력히 반대하는 것은 CVC가 위니아만도를 보유하면서 많은 이익을 회수해 간 데다 KG그룹도 SPC(특수목적회사)를 설립한 뒤 재무적 투자자를 모집해 인수대금을 충당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럴 경우 마찬가지 일이 벌어질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우리사주조합은 "KG그룹이 위니아만도를 인수하는 방식이 CVC와 마찬가지로 회사를 담보해 재무투자자를 모집하게 되면 위니아만도의 모든 이익금이 KG와 투자자에게 지급될 것“이라며 ”CVC는 그동안 이익금을 모두 회수한 만큼 직원들의 생계를 뒤흔드는 매각행위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KG그룹의 인수도 어떤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곽재선, KG의 위니아만도 인수 암초 부닥쳐  
▲ 위니아만도 직원들이 3월31일부터 KG이니시스 본사 앞에서 항의시위를 벌이고 있다.
물론 우리사주조합의 이런 반발은 인수에 따른 고용보장 등을 보장받으려는 뜻도 담겨 있다. 우리사주조합이 “위니아만도는 건실한 산업자본에 매각되어야 한다"면서 "이런 매각이 이뤄질 경우 그동안 구조조정에 따른 보상이 있어야 한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위니아만도는 그동안 회사가 여러 차례 넘어가는 과정에서 고통을 받아왔다.

만도기계가 외환위기 당시 흑자부도를 맞으면서 만도와 만도공조(현 위니아만도)로 분리돼 각각 JP모건 계열의 선세이지(SunSage)와 UBS캐피탈 컨소시엄에 팔렸다. 1999년 팔릴 당시 UBS컨소시엄에 현재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는 CVC가 포함돼 있었다.

UBS컨소시엄은 당시 2350억 원을 들여 위니아만도를 인수했는데, 위니아만도 자산을 담보로 은행에서 인수대금을 대출받은 뒤 자산을 팔아 갚는 방식을 활용해 실제로 투자한 금액은 950억 원 수준이었다.

UBS컨소시엄은 위니아만도 인수 이후 유상감자를 실시하면서 2000년부터 2004년까지 배당을 통해 722억 원 가량을 회수했다. UBS 컨소시엄은 2005년 11월 위니아만도를 다시 2300억 원 가량에 CVC에 팔아 투자금의 3배에 이르는 돈을 회수했다.

CVC도 위니아만도 인수 후 유상감자와 고배당을 통해 2500억 원 가량을 챙겨 사실상 투자금액을 모두 회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