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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왼쪽)와 래리 페이지 구글 CEO |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가 글로벌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는 페이스북을 플랫폼으로 발전시키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이는 페이스북을 통해 여러 콘텐츠들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페이스북의 이런 전략은 검색시장 1위를 달리고 있는 구글에도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페이스북 메신저가 플랫폼화하면 페이스북과 구글 사이에 직접 경쟁하는 접점이 생겨나기 때문이다.
특히 그동안 구글이 ‘유튜브’를 통해 독점하다시피 했던 동영상시장에서 이제 두 회사의 경쟁이 치열해 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마크 저커버그는 동영상사업이 앞으로 페이스북의 주력사업 가운데 하나가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360도 입체영상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동영상사업을 키우려고 한다.
페이스북이 이를 통해 ‘유튜브’의 아성을 무너뜨릴 수 있을지 전문가들은 주목한다.
◆ 페이스북 메신저의 플랫폼 진화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는 지난달 끝난 F8 페이스북 개발자회의에서 페이스북 메신저를 플랫폼으로 진화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페이스북은 현재 글로벌 메신저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월간 실제 사용자(MAU)도 5억 명에 이른다. 저커버그는 많은 개발자들이 페이스북을 기반으로 하는 앱을 만드는 것을 유도하기 위해 소프트웨어 개발자 도구(SDK)도 공개했다.
저커버그는 이 자리에서 “사용자들이 메신저 플랫폼을 통해 원하는 앱을 설치하고 메신저 형식으로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다”며 “모바일에 주력하는 만큼 훨씬 더 큰 규모의 미래를 만드는 데에도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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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이스북은 이용자 성향에 따라 다른 광고를 보여주는 동영상광고 시스템 출시를 앞두고 있다 |
그는 “페이스북은 앞으로 3년 동안 더 많은 서비스를 구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저커버그 CEO가 생각하는 미래 페이스북 메신저는 간단하게 요약하면 ‘허브’ 역할을 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페이스북을 쓰다가 다른 콘텐츠를 보려면 페이스북 앱을 끄고 해당 콘텐츠를 제공하는 사이트에 방문하거나 혹은 앱을 실행시켜야 했다.
하지만 앞으로 페이스북 앱을 끌 필요 없이 페이스북 내부에서 검색하거나 혹은 태그를 실행시켜 원하는 정보를 볼 수 있다.
페이스북의 이런 계획에 동참하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곳은 스포츠전문 중계채널로 유명한 ESPN 방송이다. 이밖에도 지금까지 총 47개 기업이 페이스북과 협력하기로 했다.
◆ 페이스북과 구글, 동영상에서 불꽃경쟁
페이스북 메신저가 플랫폼으로 진화하면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기업으로 검색시장 글로벌 1위인 구글이 꼽인다.
구글이 담당하던 많은 기능을 페이스북이 자체적으로 처리하면서 페이스북과 구글 사이의 경쟁도 심화할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그동안 구글이 ‘유튜브’를 내세워 거의 독점하다시피 하던 동영상시장에서 저커버그가 도전장을 내민 모습은 주목된다.
저커버그는 최근 끝난 F8 페이스북 개발자회의에서 페이스북에 올린 동영상을 다른 인터넷사이트에도 올릴 수 있도록 HTML테그를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저커버그는 또 360도 입체 비디오 시청이 가능한 ‘공모양 비디오’(Spherical Video) 서비스 시연행사도 열었다. 이 기능은 지금까지 유튜브에서만 독점적으로 서비스되던 것이다.
그는 “사람들이 공유하는 콘텐츠가 단순한 텍스트, 사진, 비디오를 거쳐 가상현실(VR)로 발전해 갈 것”이라며 “지금도 그런 콘텐츠들에 대한 공유빈도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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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8 페이스북 2015' 개발자회의에 참석한 관객들이 페이스북의 가상현실(VR) 장치 '오큘러스 리프트'를 체험해 보고 있다 |
업계 관계자들은 페이스북이 새로운 동영상 서비스의 이용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유튜브 동영상의 트래픽을 조절하는 방식으로 견제할 것으로 전망한다. 페이스북 이용자가 유튜브를 보기 어렵게 방해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또 페이스북이 이용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 위해 ‘공모양 비디오’를 초반 주력 콘텐츠로 내세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페이스북이 지난 1월 인수한 ‘오큘러스VR‘이 기존 가상현실(VR)시장에서 ‘오큘러스 리프트’로 큰 인기를 끌었기 때문에 이 분야에서 페이스북이 후발주자의 약점을 딪고 빠르게 치고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힘을 얻고 있다.
◆ 페이스북 구글, 동영상 광고시장을 잡아라
업계 관계자들은 구글의 유튜브가 차지하는 동영상시장의 지배력이 워낙 크기 때문에 페이스북이 초반에 공격적 전략을 취하더라도 당분간 시장판도가 급격하게 변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또 동영상을 다른 인터넷사이트에 올린다는 매커니즘 자체가 HTML 태그를 사용해야 하는 번거로운 작업이기 때문에 유튜브 사용에 익숙해진 사용자가 페이스북으로 대거 이탈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유튜브의 iframe과 embed 태그 사용에 익숙한 사용자가 페이스북 동영상 서비스로 바로 이탈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구글이 대용량 동영상을 제공한다는 점도 아직까지 유리한 점”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페이스북이 독자적인 동영상 플랫폼을 구축하겠다고 나선 데는 이유가 있다. 바로 광고수익 때문이다.
페이스북은 지난해 모두 140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는데 이 가운데 무려 93%에 해당하는 132억2천만 달러를 광고시장에서 거뒀다. 광고수익이 페이스북 수익의 전부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페이스북은 이용자들을 늘려 더 많은 광고주들을 불러 모으는 데도 공을 들이고 있지만 광고의 단가를 끌어올리는 데도 힘을 쏟고 있다.
특히 동영상광고는 검색광고에 비해 수익성이 높다. 이 때문에 페이스북이 유튜브의 아성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저커버그도 이를 부정하지 않는다. 오히려 광고주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벌써부터 맞춤형 광고 전략을 들고 나왔다.
페이스북은 이용자들의 성향에 따라 차별화한 동영상광고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인터넷 검색창에 “운동화” 검색을 자주 하는 이용자에게 운동화회사의 동영상광고가, 차량에 관심이 많은 이용자에게는 차량광고가 각각 제공되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동영상광고 시장에서 아직까지 이용자들의 검색습관을 이용한 것이 없었기 때문에 페이스북이 내민 카드가 혁신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만약 이 사업이 성공할 경우 페이스북이 연간 10억 달러 이상의 추가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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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글은 '유튜브'를 통해 동영상시장에서 독보적 지위를 갖고 있다 |
반면 구글은 아직까지 유튜브의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더 많은 광고주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위안거리다.
구글은 또 페이스북이 보유한 맞춤형 동영상 광고에 들어가는 기술이 크게 어려운 것은 아니기 때문에 시장의 상황을 지켜보고 새로운 서비스를 도입해도 늦지 않을 것으로 내다본다. 한 마디로 못 해서 안 하는 게 아니라는 얘기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시청률이 높은 유튜브 광고를 분석해 보면 기술보다 동영상광고의 콘텐츠 수준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유튜브는 이런 사업에 대한 노하우를 광고주에게 제공할 수 있다는 점도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글은 또 유튜브가 담당하는 동영상사업을 점차 확장하고 있다. 이 가운데 구글이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분야는 ‘지도’(Map) 사업이다.
구글은 ‘구글어스’ 서비스의 상당 부분을 동영상으로 채우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또 이를 이용해 ‘탐험’과 같은 부가 서비스로 키우겠다는 목표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동영상에서 아직 유튜브를 보유한 구글이 절대 우세해 보인다. 하지만 저커버그는 20대 초반에 만든 페이스북을 10년 만에 매달 5억 명이 사용하는 거대 SNS로 성장시킨 성공경험이 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페이스북이 과연 구글과 동영상 경쟁에서 어떤 전략을 들고 나올지, 구글이 어떤 식으로 대응할지 주목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서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