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미국 IT전시회 CES 2019에서 자체 인공지능 플랫폼 '빅스비'의 새 버전을 공개한다.

언론 보도를 통해 IT업계 관계자는 물론 세계 소비자에 알려지는 만큼 고동진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이 애착을 두고 키워내며 '걸음마'를 끝낸 빅스비가 본격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오늘Who] 고동진, 삼성전자 인공지능 '빅스비' 시험대에 올린다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 대표이사 사장.


삼성전자는 8일부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19를 통해 '뉴 빅스비'를 기반으로 한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 관련된 서비스를 대거 선보인다고 7일 밝혔다.

뉴 빅스비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하반기 갤럭시노트9 출시행사에서 처음 소개한 새 인공지능 플랫폼이다.

2017년 공개된 빅스비 초기 버전과 달리 외부 개발자들이 자유롭게 관련된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고 사용자의 명령을 더 잘 이해하는 '대화형 인공지능'이 적용됐다는 특징이 있다.

삼성전자는 CES 2019에서 뉴 빅스비가 사용자의 상태를 더 효과적으로 파악하고 반응해 연결된 사물인터넷기기들을 동시에 동작할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인다.

가령 인공지능 스피커로 명상을 위한 음성 안내를 받을 때 TV에서는 관련된 화면을 띄워주고 명상에 적합한 음악이 재생되며 집안의 조명과 온도까지 자동으로 조절이 된다.

빅스비가 2017년 출시된 스마트폰 '갤럭시S8'에 적용될 때 단순히 스마트폰의 기능을 실행하는 데 그친 것과 달리 뉴 빅스비는 이처럼 실제 활용성을 높일 수 있는 방식으로 발전했다.

고동진 사장은 삼성전자의 빅스비 개발 초기부터 애착을 보였지만 빅스비는 출시 초반부터 정확도와 활용성이 떨어진다는 혹평을 받았다.

고 사장은 2017년 초 빅스비 첫 출시를 알리는 자리에서 "아직 걸음마 단계의 기술이기 때문에 발전이 더 필요할 것"이라고 말해 부족함이 적지 않음을 인정했다.

지난해 1월 열린 CES 2018 기자간담회에서도 고 사장은 "빅스비는 삼성전자가 이제 시작한 단계이기 때문에 조금 기다려 주고 이해해달라"며 다소 소극적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고 사장은 지난해 11월 기자간담회에서 "빅스비는 경쟁사 서비스보다 우위에 있기 때문에 생태계 확장을 자신하고 있다"며 완전히 달라진 태도를 보였다.

이번에 정식으로 선보이는 뉴 빅스비가 기존의 빅스비 서비스와 완전히 다른 반응을 얻을 것이라는 데 자신감을 품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뉴 빅스비는 2018년 말 삼성전자 개발자회의에서 일부 공개됐지만 일반 소비자와 IT업계 관계자, 세계 언론이 실제로 이를 체험해볼 수 있는 기회는 이번 CES 2019가 처음이다.

고 사장이 2년 가까운 성장통을 거쳐 뉴 빅스비를 드디어 정식 시험대에 올린 셈이다.

뉴 빅스비가 높은 활용성과 이전보다 개선된 성능을 인정받아 좋은 평가를 얻는다면 고 사장은 삼성전자의 고질적 약점으로 꼽히던 소프트웨어 경쟁력 부족을 극복할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성능을 인정받는다고 해서 뉴 빅스비가 성공했다고 보기는 이르다. 충분한 사용자 기반과 콘텐츠 등 서비스 생태계를 확보해 시장에서 완전히 자리를 잡는 일이 더 중요한 과제일 수도 있다.
 
[오늘Who] 고동진, 삼성전자 인공지능 '빅스비' 시험대에 올린다

▲ 삼성전자 인공지능 플랫폼 '빅스비' 안내.


사용자들이 뉴 빅스비로 연동해 쓸 수 있는 기기나 서비스가 부족하다면 자연히 구글이나 아마존 등 다른 IT기업의 플랫폼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고 사장은 지난해 11월 개발자회의에서 빅스비의 개방형 생태계를 강조하며 모든 개발자와 IT기업이 자유롭게 자체 서비스와 빅스비를 연동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스마트TV에 적용된 뉴 빅스비가 전자업계 최대 경쟁사인 애플의 콘텐츠 플랫폼 '아이튠즈'를 지원할 수 있도록 애플과 협력했다고 발표하며 생태계 확대에 중요한 성과를 냈다.

삼성전자 인공지능 플랫폼이 경쟁사를 포함한 세계 모든 기업에 문호를 개방하고 있다는 점을 효과적으로 홍보할 수 있는 상징적 사건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고 사장은 CES 2019에 직접 참석해 기자간담회를 열고 뉴 빅스비와 관련된 더 자세한 설명과 미래 사업계획을 발표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