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신라는 9일 김포국제공항에 신라면세점을 열면서 인천국제공항과 제주국제공항 등 3곳에 ‘면세점 벨트’를 구축하게 됐다고 2일 밝혔다.
신라면세점 김포국제공항점은 △KT&G와 아이코스, 발렌타인, 조니워커 등 주류와 담배 브랜드 100여 개를 판매하는 주류·담배 매장이 90평 규모로 △정관장과 롱샴, 코치, 선글라스 등 30여 개 식품·잡화 매장 131평 등 모두 221평 규모로 조성된다. 특히 신라면세점은 김포국제공항점에서 주류·담배매장을 단독으로 운영한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신라면세점이 국내 3대 공항에 모두 입성하며 면세점벨트를 완성했다”며 “공항면세점 운영 경쟁력과 노하우를 살려 김포국제공항을 방문하는 고객에게 좋은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해 김포국제공항이 국제적 공항으로 발전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호텔신라의 신라면세점이 3년 만에 김포국제공항에 재입성하는 것이다.
신라면세점은 당초 김포국제공항점을 운영하고 있었지만 2016년 5월 특허가 만료돼 시티플러스가 사업권을 확보했다. 당시 김포국제공항점은 높은 임대료 때문에 면세점 사업권 입찰이 몇 차례 유찰된 끝에 시티플러스가 사업권을 품에 안았다.
하지만 시티플러스는 사드보복 등으로 임대료조차 제대로 내지 못해 사업권을 조기에 반납했는데 호텔신라가 이를 다시 확보했다.
면세점업계 관계자는 “한국공항공사가 기존에 임대료를 기존 고정금액으로 받던 것을 매출 연동식으로 바꿔 수익성이 좋아지면서 호텔신라가 다시 김포국제공항 면세점 사업권을 되찾은 것”이라며 “한국 3대 공항에 호텔신라가 신라면세점을 열었다는 상징적 의미도 크다”고 말했다.
한국공항공사는 이번 입찰에서 김포국제공항 면세점의 임대료를 매출에 따른 영업요율로 사용료를 책정하면서 기존보다 크게 낮췄다. 시티플러스는 당초 매출 대비 임대료가 40%정도였지만 이번에 한국공항공사가 제시한 최소 영업요율은 20.4%로 호텔신라의 임대료 부담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파악된다.
신라면세점이 김포국제공항에 입점하면서 호텔신라의 면세점사업 경쟁력에도 한층 힘이 실릴 것으로 분석된다.
호텔신라는 면세점사업에서 국내외 신규 면세점에 진출해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이를 위해서는 신라면세점의 인지도 제고와 면세점 규모 확대가 필수적인데 김포국제공항점이 이런 측면에서 보탬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면세점업계 관계자는 “규모의 경제효과를 확보하는 것은 면세점사업에서 성공을 위한 필수 불가결한 요소”라며 “면세점사업자가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면 매입단가를 낮추는 등 구매 교섭력이 강화하고 해외 럭셔리 브랜드를 유치함으로써 다양한 상품군을 갖추는 데도 유리해진다”고 말했다.
▲ 신라면세점 국내외 공항 진출 현황.
신라면세점은 국내 3대 공항에 면세점을 열었을 뿐 아니라 인천국제공항,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 홍콩 첵랍콕국제공항 등 아시아 3대 국제공항에도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다.
향후 유명 브랜드를 유치해 신라면세점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있어서 유리한 고지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신라면세점의 김포국제공항점은 중국인 단체관광객이 돌아오면 가장 수혜를 볼 면세점으로도 꼽힌다.
김포국제공항은 일본과 중국 노선이 특히 많다. 중국 정부는 최근 단체 관광규제를 풀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 이렇게 되면 김포국제공항으로 중국 전세기가 다수 들어오면서 신라면세점이 직접적 효과를 누릴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신라면세점의 김포국제공항점은 2019년 매출목표로 1천억 원 정도를 설정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보다 많은 매출을 낼 수도 있다.
시티플러스가 연간 700억~800억 원가량의 매출을 내왔는데 신라면세점이라는 브랜드 인지도로 좀더 높은 매출 목표를 설정한 것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