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이 자체적으로 개발한 선박 평형수 처리장치 '하이밸러스트(HiBallast)'를 처음으로 공급하는 성과를 냈다.

현대중공업은 최근 일본 이마바리(Imabari)조선소와 하이밸러스트 4기를 내년부터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11일 밝혔다. 이 장치는 6만3천 톤급 벌크선에 탑재된다. 
 
현대중공업, 자체개발 평형수 처리장치 4기를 일본 조선사에 공급

▲ 현대중공업의 선박 평형수처리장치 ‘하이밸러스트(HiBallast).


하이밸러스트는 현대중공업이 2011년 독자 개발한 선박 평형수 처리장치다.

선박 평형수 처리장치는 선박의 무게 중심을 잡기 위한 평형수에 유입된 생물들을 전기분해 방식으로 살균한다. 해양 미생물이 다른 해역으로 이동해 생태계를 파괴하는 일을 막기 위한 것이다. 

현대중공업은 2년 동안 하이밸러스트를 놓고 육상시험, 선상시험, 환경시험 등을 수행한 결과 10월 미국 해안경비대(USCG)로부터 최종 형식승인(Type Approval)을 획득했다. 

미국법은 국제해사기구(IMO)의 선박 평형수 관리협약과는 별도로 미국 해안경비대가 승인한 평형수 처리장치를 장착한 선박의 평형수만 해역에 배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항만에 입항하는 배는 반드시 미국 해안경비대의 승인을 얻은 평형수 처리장치를 달아야 한다.

미국 해안경비대의 형식승인은 성능 요구사항이 높고 절차가 까다롭다. 지금까지 승인을 받은 제품은 국내에서 현대중공업의 하이밸러스트를 포함해 3개뿐이며 세계적으로도 10여 개에 불과하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미국 해양경비대의 승인을 얻자마자 해외에서 신규 수주에 성공하며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승인을 얻어내면서 배의 운항 항로에 제한없이 폭넓은 영업이 가능해져 향후 수주 확대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제해사기구는 지난해 9월 선박 평형수 관리협약을 발효하면서 2024년 9월까지 단계적으로 선박에 평형수 처리장치를 설치하도록 강제했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협약이 발효된 지난해부터 현존 선박들의 장비 탑재가 마무리되는 2024년까지 글로벌 선박 평형수 처리장치시장 규모는 모두 47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