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남 삼성전자 대표이사가
권오현 종합기술원 회장의 후임으로 DS부문장을 맡게 된 지 1년 만에 부회장으로 승진해 삼성전자 중심으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
김 부회장은 인공지능과 자율주행 등 차세대 신사업에서 반도체의 새 성장동력을 찾는 한편 세계 1위에 오른 삼성전자 반도체사업의 '초격차'를 유지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 대표이사 부회장. |
삼성전자는 6일 김 부회장이 DS부문장과 종합기술원장 직책을 유지하며 부회장으로 승진하는 내용을 담은 2019년도 정기 사장단 인사를 발표했다.
'안정 속 혁신'을 추진하는 인사 기조 아래 주요 경영진의 교체를 미루는 대신 삼성전자는 김 부회장의 권한과 책임을 더욱 강화하는 쪽으로 변화를 줬다.
삼성전자는 지난해까지 가전과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CE와 IM부문장은 사장으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를 담당하는 DS부문장은 그보다 한 단계 높은 부회장으로 3인 대표체제를 유지했다.
김 부회장이 전임자인
권오현 회장의 뒤를 이어 삼성전자 경영에서 '원 탑' 역할에 적합한 인물이라고 인정을 받은 셈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김 부회장은 반도체분야 최고 전문가이면서 삼성전자 부품사업의 새 성장동력 발굴에 매진할 것으로 기대돼 승진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권 회장이 메모리반도체인 D램을 중심으로 한 삼성전자 반도체사업의 초반 기틀을 닦은 인물이라면 김 부회장은 반도체사업의 다각화를 통한 본격 성장을 이끈 주역으로 평가받고 있다.
김 부회장은 반도체총괄을 맡으면서 삼성전자가 이미지센서와 프로세서 등 시스템반도체, 낸드플래시와 반도체 위탁생산시장에서 모두 선두기업으로 도약하는 데 기여했다.
앞으로 김 부회장은 인공지능과 자율주행차 등 신산업 분야로 삼성전자 반도체사업을 확장하면서 삼성전자가 세계 반도체시장에서 선두 지위를 더욱 다지는 데 힘쓸 것으로 전망된다.
김 부회장은 삼성전자의 차세대 기술을 연구하는 삼성 종합기술원 원장을 겸임하며 인공지능 반도체와 자율주행 반도체의 개발과 상용화를 주도하고 있다.
삼성그룹이 인공지능과 전장부품 등 신산업에 약 25조 원의 투자 계획을 내놓고 김 부회장의 승진을 발표한 만큼 반도체 신사업 진출을 위한 노력에 더 힘이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재용 부회장은 최근 김 부회장을 포함한 반도체사업부 주요 임직원이 모인 자리에서 "반도체 1위 기업이라는 자부심으로 기술 초격차를 유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부터 인텔을 넘고 반도체 1위 기업으로 도약하는 데 기여한 D램과 낸드플래시, 반도체 위탁생산 등의 압도적 선두를 지켜내야 하는 무거운 과제를 안긴 셈이다.
초격차는 기술과 조직문화, 시스템에 이르기까지 다른 누구도 넘볼 수 없는 격차를 확보해야 한다는 의미로 권 회장이 최근 출판한 자서전의 제목으로 쓸 정도로 강조하던 개념이다.
이 부회장이 초격차 유지를 주문하면서 김 부회장은 권 회장의 자리와 역할 뿐만 아니라 핵심 경영전략까지 물려받게 됐다.
김 부회장은 2010년 51세의 나이에 당시 최연소 사장으로 승진하며 일찍이 역량을 증명했다.
1958년 생으로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뒤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전자공학 석사, 미국 UCLA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1년 삼성전자 반도체연구소에 입사해 D램 연구개발을 담당하다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와 메모리사업부장, 시스템LSI사업부장과 반도체총괄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