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문 삼성전자 무선개발실장이 사장으로 승진하며 삼성전자 스마트폰사업에서
고동진 IM부문 대표이사 사장의 뒤를 이을 차기 CEO로 입지를 더욱 굳혔다.
노 사장은 내년부터 삼성전자의 5G와 접는(폴더블) 스마트폰, 새 중저가 스마트폰 등 차세대 주력 상품을 성공으로 이끄는 데 온힘을 쏟을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6일 2019년도 정기 임원인사에서 노태문 삼성전자 무선개발실장이 사장으로 승진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최근 3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스마트폰사업의 실적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제품 개발을 총괄하는 노 사장에 더욱 힘을 실어준 것으로 해석된다.
수년 전부터 준비해 온 삼성전자의 5G 스마트폰과 접는 스마트폰의 개발 및 상용화 추진에 기여한 공도 인정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내년 상반기에 애플 등 주요 경쟁사보다 훨씬 앞서 5G 통신을 지원하는 스마트폰과 접는 스마트폰을 시장에 선보인 뒤 판매를 시작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노 사장은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점유율 반등을 위해 중저가 스마트폰의 경쟁력을 대폭 강화하는 전략 변화도 주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출시한 갤럭시A7과 갤럭시A9 등 새 중저가 스마트폰에 3~4개의 카메라 모듈로 이루어진 멀티 카메라를 프리미엄 스마트폰보다 앞서 채용하는 결단을 내렸다.
'갤럭시M' 시리즈 등 차기 중저가 스마트폰에 탑재된 디스플레이와 카메라 등의 성능도 크게 높일 것으로 보인다.
기즈모차이나 등 외국언론에 따르면 노 사장은 최근 중국 윈테크를 방문해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위탁생산 계획을 논의하는 등 중저가 스마트폰의 비용 효율화를 위한 변화도 검토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내년에 하드웨어 경쟁력 발전을 앞세워 스마트폰 판매량과 브랜드 이미지 회복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제품 개발을 총괄하는 노 사장의 역할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 계열사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내부에서 사장단 인사를 앞두고
고동진 사장이 갤럭시S9의 판매 부진과 중저가 스마트폰 판매량 감소에 책임을 지고 물러날 수 있다는 말이 나왔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사업에서 내년이 5G 스마트폰과 접는 스마트폰으로 대변되는 차세대 전략 제품의 시장 선점과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을 놓고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중요한 시기라고 판단해 고 사장 재신임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 계열사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이번 사장단 인사에 '전쟁 중에는 장수를 바꾸지 않는다'는 기조가 반영된 것"이라고 바라봤다.
이런 상황에서 노 사장은 향후 고 사장의 뒤를 이어 삼성전자 스마트폰을 이끌 적임자로 주목받고 있다.
노 사장은 삼성전자가 스마트폰시장 초기에 상위기업으로 자리잡는 데 가장 크게 기여한 '갤럭시S3'과 '갤럭시노트2' 개발을 주도한 공을 인정받아 2013년 최연소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이후 무선사업부에서 상품전략팀장을 맡으며 사업전략을 수립하는 등 경영에도 참여했다.
삼성전자는 무선개발실을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개발조직으로 분리했다가 1년 만에 통합하며 노 사장 '원 톱체제'를 만들었다. 그만큼 두터운 신임을 얻고 있다는 반증이다.
삼성전자가 사장단 인사에서 안정 속 혁신을 강조하며 김기남 DS부문 부회장과 노 사장 등 단 2명의 승진자만을 발표한 점도 노 사장을 향한 높은 기대를 보여준다.
삼성전자는 "노 사장은 이번 승진을 통해 삼성전자의 모바일사업 기술 리더십을 더욱 강화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고 사장이 무선개발실장 출신으로 IM부문장과 대표이사를 맡아 역할을 확대한 것처럼 노 사장도 향후 차기 CEO에 올라 삼성전자 스마트폰과 모바일사업을 총괄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노 사장은 1997년 삼성전자에 입사한 직후 모바일제품 개발부서에서만 20년 넘는 경력을 쌓으며 삼성전자 휴대폰 '애니콜'과 스마트폰 '갤럭시' 시리즈의 개발을 책임졌다.
연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뒤 포항공대 전자전기공학과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고 2010년 '자랑스런 삼성인상'을 받아 전무로 발탁승진된 적도 있다.
노 사장은 과거 삼성전자 공식 뉴스룸을 통해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기술 혁신에서 소비자를 중심에 두고 실질적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