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증권이 현대오일뱅크의 연내 상장 무산으로 올해 기업공개(IPO)시장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현대오일뱅크 상장이 다시 속도를 낼 수 있게 되면서 NH투자증권도 한시름 놓고 2019년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오일뱅크는 증권선물위원회의 회계감리를 무사히 넘겨 2019년 초에 상장할 가능성이 크다.
현대오일뱅크는 6월에 자회사인 현대쉘베이스오일을 '종속기업'에서 '공동기업'으로 회계처리 분류를 바꾸면서 증권선물위원회의 회계감리를 받았다.
회계감리를 받으면서 상장 절차가 중단됐고 결과적으로 올해 안에 상장을 마치겠다는 기존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
하지만 증권선물위원회가 28일 정례회의를 통해 현대오일뱅크의 회계감리 결과를 놓고 ‘주의’ 조치를 내리기로 결정하면서 상장 절차를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주의는 제재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의 조치로 상장에 전혀 지장을 주지 않는다.
업계에서는 현대오일뱅크가 빠르면 2019년 1월, 늦어도 2019년 2~3월 중에 상장 절차를 마무리할 것으로 바라본다.
현대오일뱅크는 기업가치가 최대 10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평가되는 회사인 만큼 상장 여부에 따라 주관사의 기업공개 실적에 큰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NH투자증권은 하나금융투자, KB증권 등과 함께 현대오일뱅크의 상장을 주관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올해 기업공개시장에서 크게 부진했다.
2017년에는 공모총액 3조1148억 원으로 2위인 미래에셋대우와 공모총액 차이를 1조 원 넘게 벌릴 만큼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올해에는 11월까지 공모총액이 지난해의 10%에도 못 미치는 2170억 수준으로 떨어지며 순위도 6위까지 밀렸다.
NH투자증권은 12월에 기업가치가 1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 'SNK'의 상장 주관으로 순위 상승을 노리고 있지만 2017년 실적을 넘어서기에는 한참 부족할 것으로 보인다. SNK는 일본 게임회사로 코스닥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작은 회사보다는 '대어급' 회사 위주로 상장 주관을 진행하는 전략 때문에 현대오일뱅크의 상장 연기 영향을 더 크게 받았다.
2017년의 상장주관 성과도 공모 규모가 2조6617억 원에 이르는 넷마블의 상장에 힘입은 것이다. 넷마블의 공모 규모는 삼성생명 공모 규모인 4조8881억 원에 이은 역대 2위로 2017년 NH투자증권의 상장 실적 가운데 85.5% 비중을 차지했다.
현대오일뱅크의 구주매출 규모가 3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므로 NH투자증권은 현대오일뱅크 상장 주관 1건만으로도 2019년에 상장 주관 규모 1위를 탈환할 가능성이 크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2019년에 현대오일뱅크의 상장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공을 들이고 있다”며 “NH투자증권의 기업공개 실적도 2019년에는 크게 좋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