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호 SKC&C 사장이 대표이사에 취임한 뒤 얼마되지 않아 SKC&C가 방산비리에 휘말리는 바람에 곤혹스런 처지가 됐다.
공군 전자전 훈련장비 도입 비리와 관련해 이규태 일광공영 회장과 함께 SKC&C의 권모 전 상무도 구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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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정호 SKC&C 사장 |
SKC&C는 이번 사건에 대해 자신들도 피해자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은 이번에 드러난 방산비리에 SKC&C가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들여다 볼 계획이어서 파장이 커질 수도 있다.
특히 SKC&C는 최태원 회장이 대주주로 있는 그룹의 지주회사 격이어서 SK그룹 관계자들은 이 사건 수사가 복역중인 최태원 회장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14일 이규태 일광공영 회장과 권모 전 SKC&C 상무를 구속했다.
합수단에 따르면 이 회장은 방위사업청이 터키의 군수업체 하벨산사로부터 공군 전자전 훈련장비를 납품받는 계약을 중개하는 과정에서 사업비를 부풀려 500억 원 가량을 더 받아낸 혐의를 받고 있다.
이 회장은 공군 전자전 훈련장비 도입사업 과정에서 5100만 달러 규모의 사업비를 9600만 달러로 높였다.
이 회장은 훈련방비를 국산화해야 한다고 제안해 연구개발비용을 더 받아냈는데 이 과정에서 국내 협력업체로 SKC&C를 넣었다.
합수단은 SKC&C가 공군 전자전 훈련장비 도입사업 협력업체로 참여해 매출을 올린 뒤 다시 일광그룹 계열사인 솔브레인에 재하청을 주는 방식으로 사업을 이 회장에게 넘긴 것으로 보고 있다.
합수단은 SKC&C로부터 사업을 넘겨받은 솔브레인 일진하이테크 등 일광공영 계열사들이 연구개발을 전혀 하지 않고 연구개발을 한 것처럼 꾸며 자금을 빼돌린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합수단은 이 과정에서SKC&C가 실제로 어떤 역할을 했는지도 구체적으로 살펴보기로 했다.
권 전 상무는 예비역 준장 출신으로 SKC&C에서 국방전략담당을 맡아 SKC&C가 일광공영에 사업을 넘겨주는 과정에서 이 회장과 공모한 혐의를 받고 있다.
SKC&C는 자신들이 피해자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SKC&C는 SI업무 특성상 가격 부풀리기를 하기 어렵고 권 전 상무도 이번 사건의 핵심이 아니라고 해명하고 있다.
박 사장은 지난해 연말 인사에서 SKC&C 대표이사에 발탁됐다. SK텔레콤 장동현 사장과 함께 SK그룹 계열사 CEO 가운데 최연소이며 인수합병 전문가로 최태원 회장의 신임을 받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토 김민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