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선거캠프에서 대변인을 맡았던 백종덕 변호사가 ‘혜경궁 김씨’ 사건 수사를 책임지고 있는 경찰 간부를 고발했다.
백 변호사는 23일 ‘건설현장 식당(함바) 비리 사건’의 핵심 인물 유상봉씨를 대리해 허경렬 경기남부경찰청장과 유현철 분당경찰서장을 뇌물수수 혐의로 수원지방검찰청에 고발했다.
▲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선거캠프에서 대변인을 맡았던 백종덕 변호사가 23일 수원지방검찰청에서 '함바 비리'에 연루된 경찰 간부 2명을 고발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백 변호사는 “15일에 건설현장 식당 비리 사건의 유씨로부터 허 청장과 유 서장의 뇌물수수 고발 대리인이 돼 달라는 편지를 받았다”며 “허 청장 등이 받은 돈을 반환한 내역서가 있고 유씨의 진술 내용이 구체적이고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해 고발대리인을 맡기로 했다”고 말했다.
백 변호사는 허 청장과 유 서장이 비리 사건 수사를 무마하고 건설현장 식당 수주를 대가로 돈을 받았다는 유씨의 말을 전했다. 유씨는 허 청장이 2005년부터 2010년까지 1억4천만 원, 유 서장이 2009년부터 2010년까지 1억2천만 원을 받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 변호사는 “부패한 자들이 수사권을 행사하는 일이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해 이 자리에 섰다”며 “검찰은 공정한 수사로 피고발인들의 부패행위를 명백히 밝히고 상응하는 처벌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건설현장 식당 비리 사건은 식당 운영권을 두고 고위공무원 등이 거액의 금품을 수수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을 빚은 사건이다.
유씨는 2010년부터 강희락 전 경찰청장 등에게 건설현장 식당 관련 사업 수주나 민원 해결을 청탁하며 뇌물을 상납한 혐의로 2010년 11월 구속기소 됐다.
1심에서 징역 2년이 선고됐지만 항소심이 진행되던 2011년 12월 구속집행 정지, 집행유예 등으로 석방됐다가 또 다른 혐의로 재수감되는 일이 반복됐고 현재 서울구치소에 수감돼 있다.
백 변호사의 경찰 고발을 두고 이 지사의 반격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허 청장이 있는 경기남부경찰청은 ‘혜경궁 김씨’ 사건을 수사하고 있다. 유 서장이 있는 분당경찰서는 11월 초 이 지사에게 ‘친형 강제입원 추친’, ‘검사 사칭’, ‘대장동 개발 업적 과장 선거공보물’ 등 3가지 혐의를 적용해 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백 변호사는 이 지사 선거 캠프에서 대변인과 가짜뉴스 공동대책단장 등을 맡았다. 6월에는 기자회견을 열고 이 지사가 관련된 여배우 스캔들 의혹을 반박하기도 했다.
백 변호사는 11월 초에 분당경찰서장 등 4명을 직권남용, 공무상 비밀누설 등 혐의로 고발하려다 더불어민주당에서 만류해 고발을 취하했다.
그는 “유씨와 친분이 전혀 없다”며 “이 지사와 먼저 조율한 것도 아니고 이 지사가 24일 검찰에 출석하는 것도 몰랐다”고 말했다.
경기남부경찰청은 이날 “고발 내용은 사실무근이며, 심각한 명예훼손이므로 강력히 법적으로 대응하겠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류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