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윤모, 중소조선사 은행보증 확대해 수주 숨통 터주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조선산업 상생협약식에서 인사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조선산업 살리기대책으로 중소 조선사들에 금융 지원을 확대하는 데 초점을 맞추면서 그동안 은행 보증을 못 받아 일감을 놓쳤던 중소 조선사들에게 단비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2일 중소 조선사들 위주로 제작 금융 지원과 선수금환급보증(RG)을 확대하고 LNG(액화천연가스)연료선 발주 등 친환경 조선사업을 육성하는 방향으로 조선사업 활성화대책을 내놨다.

단기적으로는 자금 지원으로 중소형 조선사들의 수주에 급한 불부터 끄고 장기적으로는 LNG(액화천연가스) 사업에 무게를 실어 한국의 조선사업에 다시 활기를 불어넣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성 장관은 ‘조선산업 활력 제고방안’을 발표하며 “대한민국이 친환경 선박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강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선수금환급보증 발급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 조선사를 위해 산업부는 기존 중소 조선사의 선수금환급보증 규모를 1천억 원에서 2천억 원으로 확대했다. 보증 지원대상에 70억 원 이상 중형 선박도 포함했다.

2017년 8월 중소 조선사의 선수금환급보증 발급 활성화방안에서 1천억 원 규모의 재원을 마련한 데 이어 이번에 1천억 원을 더 추가한 것이다.

한국 조선업계는 2016년 수주절벽에 부딪히면서 수주량이 2015년 1097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에서 222CGT로 급감했다. 수주량은 그 뒤 회복했지만 주로 대형 조선사에 일감이 몰려 중소 조선사의 수주 실적은 오히려 부진한 것으로 분석됐다.

영국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한국 중소형 조선사는 2017년 39척(67만 CGT)을 수주했지만 2018년 1~10월에는 19척(44만 CGT)을 수주하는 데 그쳤다.

중소형 조선사들은 선수금환급보증 발급의 심사 기준을 완화해달라는 요청을 해왔다. 선수금환급보증은 조선사들이 선주에게 선수금을 받는 데 금융사가 보증하는 것을 말한다.

그동안 은행들이 신용등급이 높은 대형 조선사들 위주로 선수금환급보증 발급을 진행하고 중소형 조선사들에는 발급을 미루거나 허가하지 않아 중소형 조선사들이 수주 계약을 맺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정유섭 자유한국당 국회의원에 따르면 2017년 선수금환급보증 발급액은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 등 대형 조선3사에 전체의 83.4%인 5조1162억 원(148건)이 몰렸다.

STX조선해양, 성동조선해양, SPP조선, 대선조선, 대한조선, 한진중공업 등 6개 중견 조선사에는 16.2%인 9947억 원(56건)이 발급됐다.

이외 소형 조선사의 선수금환급보증 발급액은 0.4%(13건)에 불과했다. 특히 소형 조선사들은 2017년 선수금환급보증 발급액이 2016년보다 67% 줄어들어 자금난이 심해지는 것으로 파악됐다.

STX조선해양은 2018년 7월 선수금환급보증 발급이 늦어지면서 대만 선사 신시어내비게이션과 맺은 선박 1척의 수주계약이 해지되기도 했다. 홍콩 선사 발레스팀십과 그리스 선사 MSM과도 선수금환급보증 발급이 안되면서 본계약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산업부 관계자는 “조선산업은 대형 조선사를 중심으로 수주가 늘어나고 9월부터는 조선업계 고용도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중소조선·기자재업체는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중소 조선사와 기자재업체들이 마주한 금융난, 수주절벽 등 문제를 해결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