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의 미국시장 전략이 불분명한 것으로 분석됐다.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시장에 대응하는 속도가 느린 데다 고급 브랜드인 제네시스와 관련한 전략도 모호하다는 것이다.
19일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는 (미국 시장에서 직면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SUV 라인업 확대와 제네시스 브랜드 출범 등을 실행하고 있다”며 “문제는 뚜렷한 전략적 초점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라고 바라봤다.
현대기아차는 미국에서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SUV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SUV 라인업을 확대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자동차시장 분석기관인 마크라인에 따르면 2014년까지만 해도 SUV와 픽업트럭 등 경트럭(LT) 판매량은 전체 판매량의 절반 수준을 보였는데 최근 70%에 육박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도 2019년에 SUV 3종을 출시해 시장 흐름에 대응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하지만 글로벌 완성차기업들의 행보와 비교할 때 현대기아차의 대응 속도는 느린 편으로 파악된다.
글로벌 완성차기업들은 기존 주력 상품인 세단의 생산량을 축소하면서까지 SUV 생산에 주력하고 있다. 미국 주요 완성차기업들은 세단에 투입했던 자원들을 SUV쪽으로 전환하면서 신차 개발 속도와 품질 관리, 마케팅 등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제너럴모터스(GM)은 2019년에 뷰익엔코어와 실버라도HD, 캐딜락 XT6, 쉐보레블레이저 등 4종의 경트럭을 출시한다. 포드도 이스케이프와 익스플로러, 레인저, 에비에이터 등 경트럭 4종을 출시하고 피아트크라이슬러(FCA)도 경트럭 3종을 시장에 내놓는다.
이 연구원은 “현대기아차의 SUV 라인업 확대를 놓고 볼 때 방향성은 맞다고 볼 수 있지만 대응 속도가 느려 미국 완성차기업과의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고 바라봤다.
고급차시장에 대응하는 전략에도 문제가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현대차는 2016년부터 미국에 제네시스의 최고급 세단 G90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제네시스를 취급하는 딜러 수를 한정하고 브랜드 마케팅을 확대하는 전략으로 고급차 이미지를 구축하려고 했지만 판매량은 오히려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이 연구원은 “글로벌 고급차시장은 중국이나 한국과 같은 동아시아 개발도상국을 제외하면 성장이 정체된 시장”이라며 “제네시스의 미국 판매 부진을 단순히 고급 SUV의 부재나 론칭 초기의 혼선으로 치부할 수 있는 일인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일본 토요타와 닛산, 혼다 등은 1980년대에 미국에서 고급차 브랜드를 연달아 선보이며 시장에서 지배력을 확대했다. 당시 미국이 경제 성장기에 있어 고급차 수요가 늘면서 일본 자동차기업들은 수혜를 볼 수 있었다.
하지만 현재는 테슬라와 같은 기업이 이미 전기차를 대량 생산하고 있고 크루즈와 웨이모 등 정보통신(IT)기업들이 자율주행차를 개발하는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이 연구원은 “현대차 제네시스가 고급차가 아닌 고성능 전기차 혹은 자율주행차 전문기업으로 자리매김을 시도해야 하는 시점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시장에 대응하는 속도가 느린 데다 고급 브랜드인 제네시스와 관련한 전략도 모호하다는 것이다.

▲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
19일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는 (미국 시장에서 직면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SUV 라인업 확대와 제네시스 브랜드 출범 등을 실행하고 있다”며 “문제는 뚜렷한 전략적 초점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라고 바라봤다.
현대기아차는 미국에서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SUV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SUV 라인업을 확대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자동차시장 분석기관인 마크라인에 따르면 2014년까지만 해도 SUV와 픽업트럭 등 경트럭(LT) 판매량은 전체 판매량의 절반 수준을 보였는데 최근 70%에 육박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도 2019년에 SUV 3종을 출시해 시장 흐름에 대응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하지만 글로벌 완성차기업들의 행보와 비교할 때 현대기아차의 대응 속도는 느린 편으로 파악된다.
글로벌 완성차기업들은 기존 주력 상품인 세단의 생산량을 축소하면서까지 SUV 생산에 주력하고 있다. 미국 주요 완성차기업들은 세단에 투입했던 자원들을 SUV쪽으로 전환하면서 신차 개발 속도와 품질 관리, 마케팅 등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제너럴모터스(GM)은 2019년에 뷰익엔코어와 실버라도HD, 캐딜락 XT6, 쉐보레블레이저 등 4종의 경트럭을 출시한다. 포드도 이스케이프와 익스플로러, 레인저, 에비에이터 등 경트럭 4종을 출시하고 피아트크라이슬러(FCA)도 경트럭 3종을 시장에 내놓는다.
이 연구원은 “현대기아차의 SUV 라인업 확대를 놓고 볼 때 방향성은 맞다고 볼 수 있지만 대응 속도가 느려 미국 완성차기업과의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고 바라봤다.
고급차시장에 대응하는 전략에도 문제가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현대차는 2016년부터 미국에 제네시스의 최고급 세단 G90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제네시스를 취급하는 딜러 수를 한정하고 브랜드 마케팅을 확대하는 전략으로 고급차 이미지를 구축하려고 했지만 판매량은 오히려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이 연구원은 “글로벌 고급차시장은 중국이나 한국과 같은 동아시아 개발도상국을 제외하면 성장이 정체된 시장”이라며 “제네시스의 미국 판매 부진을 단순히 고급 SUV의 부재나 론칭 초기의 혼선으로 치부할 수 있는 일인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일본 토요타와 닛산, 혼다 등은 1980년대에 미국에서 고급차 브랜드를 연달아 선보이며 시장에서 지배력을 확대했다. 당시 미국이 경제 성장기에 있어 고급차 수요가 늘면서 일본 자동차기업들은 수혜를 볼 수 있었다.
하지만 현재는 테슬라와 같은 기업이 이미 전기차를 대량 생산하고 있고 크루즈와 웨이모 등 정보통신(IT)기업들이 자율주행차를 개발하는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이 연구원은 “현대차 제네시스가 고급차가 아닌 고성능 전기차 혹은 자율주행차 전문기업으로 자리매김을 시도해야 하는 시점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