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최근 LNG운반선을 중심으로 수주가 순항 중이지만 이런 호재가 오래가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전망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영국 분석기관인 클락슨리서치 집계에 따르면 세계 LNG 수요가 늘면서 올해 9월까지 LNG운반선 발주는 톤 수 기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8% 늘었다.
대우조선해양 역시 9월 말까지 LNG운반선 12척을 수주했고 올해 매출도 절반 이상이 이 선종에서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통상 고부가가치 선박으로 LNG운반선과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초대형컨테이너선 등이 꼽히는데 이 가운데 LNG운반선이 가장 비싸고 수익성도 좋다.
그러나 에너지 컨설팅업체 우드맥켄지(Wood Mackenzie)는 LNG시장에 선박의 공급 과잉이 일어날 수 있다고 최근 경고했다. 우드맥켄지는 “지금 같은 발주 추세가 이어진다면 LNG운반선은 머지않아 공급이 수요를 넘어설 위험이 있다”며 “선사들은 필요 이상으로 많은 선박을 발주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도 LNG 시장에 타격을 입혔다. 중국이 미국에서 수입되는 LNG에 10%의 수입 관세를 물렸기 때문이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의 양종서 박사는 최근 ‘조선업 현황 점검회의’에서 “올해 국내 조선소들의 수주 결과를 보면 LNG선 비중만 35%에 이르는 ‘기형적 구조’를 보인다”며 “이런 추세가 장기적으로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보기도 했다.
정 사장으로서는 안 그래도 조선 불황에 대우조선해양을 사겠다고 나서는 곳이 없는 상황에서 이런 불확실성이 뼈아플 것으로 보인다.
정 사장은 대표를 2차례 맡았다가 2015년 대우조선해양 '부활'의 책임을 안고 다시 등판했다. 이후 서울사무소 사옥을 팔고 셋방살이를 시작했는데 지난해 연임에 성공했다. 대우조선해양에서 4번이나 대표를 맡은 최초의 인물이다.
정 사장은 신년사에서 “올해는 대우조선해양이 작지만 단단한 회사로 가는 도전의 해가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대주주이자 주채권자인 KDB산업은행의 이동걸 회장이 임기 내에 대우조선해양을 매각하고 싶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힌 만큼 경영 정상화에 어깨가 무겁다.
대우조선해양은 조선업황에 시련이 계속될 것이라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LNG운반선에 여전히 희망을 품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의 강성운 선박마케팅 이사는 최근 트레이드윈즈와 인터뷰에서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영향으로 선주들이 새로운 LNG운반선 발주를 망설일 수는 있지만 우리는 여전히 LNG 운반선시장이 긍정적일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LNG 생산량은 연간 1억5천만 톤씩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2016년까지 매년 2천만 톤 만이 늘어난 점을 감안하면 대폭 뛰는 것이다. 특히 중국은 상반기 LNG 수입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 많아졌다.
정 사장은 대우조선해양의 원매자를 쉽게 찾기 위한 군살 빼기에도 분주하다.
올해 들어 연결법인 7곳을 정리했고 이 가운데 3분기에 망갈리아조선소와 체푸광구투자 법인 등 2곳의 매각에 성공했다. 현재 자구안 이행률은 2020년 전체 목표인 5조9천억 원 가운데 약 3조4천억 원가량을 채워 59% 수준에 이르렀다.
남은 곳은 대우조선해양산동유한공사, DSME오만, DK마리타임, 삼우중공업, 신한중공업 등 5곳이다. 정 사장은 우선 선박부품 제조업체인 삼우중공업과 신한중공업부터 매각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