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로공사 한국철도공사 등 공공기관이 '보여주기식' 단기 일자리를 양산하고 있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공공기관들이 세금으로 풀 뽑기, 짐 들어주기 등 청년들의 경력에 도움이 되지 않는 일자리를 쏟고 있다는 것이다.
 
풀뽑기 짐들어주기, 도로공사와 철도공사 일자리 국감 도마 위에

▲ 하준경 한양대 교수(왼쪽)와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


1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에 따르면 대표적으로 다섯 가지 사례가 실효성 없는 공공기관 단기 일자리로 꼽혔다.

한국도로공사는 고속도로의 환경을 정비한다는 명분으로 풀 뽑기, 배수관 비탈면 정비, 오물 수거 등 환경개선 사업에 971명을 고용하기로 했다.

한국철도공사는 2018년 말부터 서울역 등에 대학생 도우미를 배치하기로 했다. 2개월 동안 모두 100명이 철도를 이용하는 승객의 무거운 짐을 들어주거나 역 주변의 길을 안내하는 것이다. 급여는 시간당 1만500원으로 책정됐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동절기 운항시설 관리 지원과 시설물 관리 업무 등에 1028명을 채용하기로 했다. 그러나 모두 2주에서 최장 3개월까지의 단기 업무에 불과했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는 축제 진행 업무, 면세점 마케팅 행사에서 전단지배포, 북페어 행사에 대비해 530명 이상을 채용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 중에는 1주일 이내의 단기 일자리 62개도 포함돼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는 ‘신혼부부 전세 임대주택 당첨자’를 위해 당첨자 대신 공인중개업소를 돌면서 집을 찾아주는 주택물색 도우미를 168명 채용하기로 했으나 고용 기간은 50일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준경 한양대 교수는 "직업훈련이나 창업교육이 배제된 공공기관의 단기일자리 양산은 무의미하다"고 지적했다.

하 교수는 “공공기관과 민간기업이 서로 연계해 청년들이 단계적으로 취업할 수 있는 연결고리를 만드는 등의 적극적 아이디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민간기업의 일자리가 늘어나지 않는 것은 투자기회를 못 찾는 것에 기인한다”며 “정부와 공공기관은 민간기업이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도록 시장 질서를 바로잡는데 중점을 두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도 “공공기관 단기 일자리는 세금으로 만드는 통계형 일자리다”며 “근본적 경제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경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YTN라디오와 인터뷰에서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도 단기 일자리정책이 있었다”며 “통계를 위해 과거 정권에서 그렇게 했다고 답습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