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종 산업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한국과 미국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을 강하게 밀어붙여 빠르게 타결할 수 있었다고 스스로 평가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인연도 돌아봤다.
 
김현종 "노무현의 애국적 분노가 좋아 첫 만남부터 통했다"

김현종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


김 본부장은 16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인터뷰에서 “한미 FTA 협상 과정에서 미국 측이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폐기하겠다고 했다”며 “그래서 무리한 요구사항을 들어주느니 폐기하는 게 국익 차원에서 유리하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강경한 대응 기조가 빠른 협상 타결로 이어졌다고 봤다.

김 본부장은 “내가 왜 이것을 폐기할 것인가를 논리적으로 설명했다”며 “미국 측에서 김현종 본부장이 우리보다 먼저 폐기할 수 있겠다는 계산을 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10년 전에도 한미 FTA 타결이 가능했던 이유 중 하나는 상대방에게 그런 요구할 바에는 협상을 깨자 시간 낭비할 필요 없다는 표현을 수십 번, 백 번 넘게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본부장은 참여정부에서 통상교섭본부장을 맡아 한미 FTA 협상 타결을 지휘했다. 2017년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뒤 다시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을 맡아 미국의 한미 FTA 개정 요구에 대응했다.

그는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 대표를 상대로 한미FTA 개정협상을 진행했다. 올 초 협상을 시작해 두 달여 만에 원칙적 합의를 도출했고 9월25일 양국 정상이 개정안에 서명했다.

김 본부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과 인연에 의해 통상교섭본부장을 맡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이 당선자 시절에 통상에 대해 브리핑을 해 달라는 연락을 받았다”며 “딱 뵈니까 노 전 대통령의 스타일이 멋있고 마음에 들어서 매우 좋아하게 됐다”고 돌이켰다.

김 본부장은 노 전 대통령이 애국적 분노를 지니고 있었고 역사에 대한 안목과 통찰력이 있어서 첫 날부터 통했다고 말했다.

참여정부에서 통상교섭본부장을 마친 뒤 삼성전자에서 근무하다가 그만둔 것과 관련해서 김 본부장은 “회사가 가야 하는 방향과 생각이 달랐다”며 “공동체라는 것은 전략과 전술 단위에서 움직이는데 나하고 맞지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문재인 캠프에서 활동하고 통상교섭본부장으로 돌아온 이유로는 “내가 제일 보람을 느꼈을 때가 공직에서 국익과 국력을 증대하는데 기여할 수 있는 일을 했을 때”라며 “직위야 어떻게 됐든 장관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면 되겠다는 생각을 하고 들어갔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보수 정치권에서 영입 제안을 받았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그러나 그는 “장수가 두 분의 주군을 모시는 건 아니다”며 “나는 노무현 대통령을 억수로 좋아했고 다른 정당을 가지 않는게 맞는 것 같아서 제안을 안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