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거대 인터넷 기업인 텐센트가 국내 게임업계에 대한 영향력을 계속 확대하고 있다.
넷마블게임즈의 3대주주인 틴센트는 엔씨소프트가 넷마블게임즈와 손을 잡음에 따라 엔씨소프트에 간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
|
|
▲ 마화텅 텐센트 회장 |
더욱이 넥슨이 보유한 엔씨소프트의 지분을 텐센트가 인수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와 텐센트의 행보에 게임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와 넥슨의 경영권 다툼 과정에서 텐센트가 어부지리를 얻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넷마블은 최근 엔씨소프트와 협약을 통해 엔씨소프트의 온라인게임 지적재산권(IP)을 모바일게임으로 개발할 수 있는 권리를 독점적으로 확보했다.
이에 따라 텐센트가 엔씨소프트와 넷마블의 모바일 합작게임을 중국에 공급할 가능성도 커졌다. 텐센트는 25%가 넘는 넷마블 지분을 소유한 3대주주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텐센트가 직접 엔씨소프트 경영에 개입하기는 힘들겠지만 간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여지는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텐센트가 넷마블의 엔씨소프트 자사주 매입결정에 제동을 걸거나 이의를 제기하지 않은 것도 이런 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넷마블은 지난 17일 엔씨소프트의 자사주 8.9%를 약 3900억 원에 사들였다. 업계 관계자들은 엔씨소프트가 넥슨과 경영권 다툼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의결권이 없는 자사주를 우호세력인 넷마블에게 매각한 것으로 본다.
엔씨소프트가 넷마블과 손을 잡으면서 엔씨소프트 경영에 참여가 어려워진 넥슨이 보유하고 있는 엔씨소프트 지분을 텐센트에 팔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만약 텐센트가 넥슨이 보유한 지분 15.08%를 인수하게 되면 엔씨소프트의 최대주주에 올라 경영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를 통해 텐센트는 엔씨소프트가 보유한 넷마블 지분 9.8%에 대한 영향력도 행사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텐센트는 국내 게임업계 2위, 3위 업체 대한 강력한 영향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텐센트는 다음카카오의 2대주주로 지분 9.9%를 보유하고 있어 국내 게임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다. 다음카카오는 국내 최대 모바일게임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
텐센트는 모바일 게임업체 네시삼십삼분과 파티게임즈 지분도 20% 가량 보유하고 있다. 이밖에도 텐센트가 펀드 등을 통해 간접투자를 한 국내 게임업체만 7곳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임업계의 한 관계자는 “넥슨이 엔씨소프트 지분을 판다고 해도 미국 게임업체 EA 등 유력한 인수후보들이 있어 실제로 텐센트가 이를 살 수 있을 지 불투명하다”면서도 “그러나 엔씨소프트와 넥슨의 경영권 다툼 과정에서 텐센트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오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