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이 현대중공업그룹이 나눠 보유하고 있던 현대자원개발 지분을 현대종합상사에 모두 넘겼다.
현대자원개발이 사실상 자원개발사업에서 실패하자 현대종합상사를 통해 자원개발사업의 효율성을 꾀하려고 하는 것으로 보인다. 두 회사는 합병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조치는 권오갑 사장이 취임 이후 현대중공업그룹 계열사에 대한 첫 구조조정이다.
|
|
|
▲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 |
현대중공업그룹 계열사는 13일 보유하던 현대자원개발의 지분 전량을 현대종합상사로 넘겼다.
현대자원개발은 2011년 현대중공업그룹의 자원개발 전문 투자회사로 설립됐다. 현대종합상사의 자원개발 부문이 분리돼 법인으로 설립됐다.
현대자원개발 지분은 현대중공업이 40%, 현대미포조선이 35%, 현대오일뱅크가 15%를 보유하고 있었다. 현대종합상사는 현대자원개발 지분 10%를 갖고 있었다.
현대중공업그룹이 현대자원개발의 지분을 모두 현대종합상사에 넘기기로 한 것은 현대자원개발이 손실만 내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애초 계열사별로 추진하던 자원개발 프로젝트를 현대자원개발에 집중해 시너지를 확대하려고 했다.
현대자원개발은 현대종합상사의 광물 및 유전자산과 현대중공업의 농경지 자산 등을 넘겨받았다. 현대자원개발은 해외에서 자원개발사업도 진행하려고 했다.
그러나 현대자원개발은 새 프로젝트 발굴에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현대자산개발은 매년 19억 원 가량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권 사장은 지난해 취임 이후 수익을 내지 못하는 사업을 정리하고 해외법인을 줄이는 등 사업구조를 개편하고 있다. 권 사장은 현대자원개발을 다시 현대종합상사로 옮겨 자원개발사업에 대한 선택과 집중을 하도록 하기 위해 이런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현대자원개발은 지난 8일 양봉진 사장이 실적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나고 김용진 상무보가 대표이사에 임명됐다. 현대자원개발은 20대1 감자를 결정했다. 이에 따라 자본금이 500억 원에서 25억 원으로 줄어들게 된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유가하락 등 환경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그룹의 역량을 핵심사업 위주로 전개해 나가기 위해 내린 선택”이라고 말했다.[비즈니스포스트 장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