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와 카카오가 ‘웹툰’을 새 먹거리로 꼽고 콘텐츠 제작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웹툰은 드라마, 영화, 캐릭터 상품 등으로 뻗어 나갈 여지가 무궁무진한데 카카오는 다음웹툰이 드라마나 영화로 제작하기에 유리한 측면이 있는 만큼 네이버와 경쟁에서 밀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카카오가 웹툰의 영상화 경쟁에서 네이버에 '자신만만'한 까닭

▲ 여민수(왼쪽)와 조수용 카카오 공동 대표이사.


16일 카카오와 업계 등에 따르면 카카오는 현재 다음웹툰 ‘이태원 클라쓰’를 드라마로 제작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쇼박스와 계약을 맺어 드라마화를 확정한 뒤 2019년 상반기 방영을 목표로 세웠다.

이태원 클라쓰는 ‘J에게’ ‘그녀의 수족관’ 등으로 여러 팬을 확보한 광진 작가의 작품으로 다음웹툰에서 가장 인기있는 웹툰 가운데 하나다.

이태원 클라쓰는 열 아홉 살 남자 주인공 박새로이가 아버지를 따라 시골로 이사해 대기업 ‘장가그룹’의 후계자 ‘신’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박새로이는 우여곡절 끝에 이태원에 가게를 내놓지만 사회의 불평등, 부조리 등을 마주한다.

웹툰이 워낙 인기있는 덕에 팬들이 아직 촬영도 시작하지 않은 드라마에 배우 유아인씨를 주인공역에 가상 캐스팅하는 등 뜨거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카카오는 드라마와 화장 정보를 합친 다음웹툰 ‘대세녀의 메이크업 이야기’도 영상으로 제작하기로 확정했다.

카카오는 네이버에 웹툰 수나 작가 수 등에서 밀리지만 영상화를 놓고는 오히려 자신있어 하는 분위기다.

카카오의 관계자는 “네이버웹툰의 작품 수가 다음웹툰보다 훨씬 다양하지만 다음웹툰이 긴 호흡으로 이야기 풀어나가고 입체적 캐릭터 갖춘 경우가 많다”며 “실제로 드라마나 영화로 제작된 비중만 따져보면 다음웹툰이 더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카카오는 최근 웹소설을 바탕으로 제작된 드라마 ‘김비서가 왜 그럴까’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영상 콘텐츠사업의 성공 가능성에 더욱 자신감을 얻었다.  

김비서가 왜 그럴까는 카카오페이지에 연재된 정경윤씨의 소설을 바탕으로 카카오가 기획하고 드라마 제작사 스튜디오드래곤이 제작한 드라마다. 드라마 김비서가 왜 그럴까는 최고 시청률이 10%를 넘는 인기를 끌며 7월 방영을 마쳤다.

카카오가 합병한 카카오M이 보유한 영상 제작 역량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든든한 배경으로 꼽힌다.

카카오는 1일 합병한 자회사 카카오M을 통해 메가몬스터라는 드라마 제작사를 끌어안았다. 올해 안에 영상 및 엔터테인먼트부문은 따로 분사해 빠른 의사결정을 바탕으로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영상 콘텐츠사업은 잠재력이 높아 수익화가 기대되는 사업이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2015년 3178억 원이던 국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시장 규모는 2020년 7801억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네이버 역시 웹툰을 활용한 영상화, 사업다각화에서 만만치 않은 상대다.

네이버 자회사 네이버웹툰은 8월 원작 웹툰을 영상으로 제작하는 ‘스튜디오N’을 설립했다. 스튜디오N은 네이버웹툰이 보유한 지식재산권의 영상화를 위해 기획, 투자, 제작을 총괄하게 된다. 네이버웹툰이 별도의 회사를 만들어 영상화사업을 직접 펼치겠다는 강한 의지를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네이버는 롯데엔터테인먼트와 손잡고 주호민 작가의 인기웹툰 '신과함께'를 영화로 제작해 큰 성공을 거뒀다. 신과함께 시리즈 1, 2편인 '신과함께-죄와 벌'과 '신과함께-인과 연'은 각각 누적 관객 수 1441만 명, 1225만 명을 모았다.
 
네이버는 최근 웹툰을 활용한 게임을 만드는 행보도 보이고 있다. 게임회사 와이디온라인과 수퍼브는 지금 각각 네이버의 인기웹툰 ‘외모 지상주의’와 ‘유미의 세포들’의 지식재산권을 활용한 모바일게임을 제작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서하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