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인터넷 검색포털의 시장 지배력 남용 행위와 관련해 해외 사업자에게도 국내 사업자와 같은 규제를 적용할 뜻을 보였다. 

김 위원장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터넷 검색포털의 시장 지배력 평가와 개선방향’ 토론회 축사에서 “(인터넷포털 시장에서) 핵심 표준 기술을 보유하거나 독과점 플랫폼을 선점한 사업자가 독과점적 시장구조를 통해 지배력을 남용하거나 경쟁을 제한하는 행위에 적극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김상조 “해외사업자도 검색포탈 시장지배력 남용은 적극 대응”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터넷 검색포털의 시장지배력 평가와 개선방향'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는 해외 인터넷 검색포털의 시장 지배력 남용과 관련해 “국내 회사들이 역차별을 받고 해외 사업자들이 거대 플랫폼을 악용해 불공정행위를 하는 사례를 많이 듣고 있다”며 “플랫폼 사업자의 지배력 남용은 국내외를 불문하고 신중하고 엄정하게 법을 집행하겠다”고 말했다. 

공정위가 네이버와 다음 등 국내 인터넷 검색포털을 대상으로 시장 지배적 지위의 남용 행위를 규제해 왔지만 구글을 비롯한 해외 사업자들을 제대로 규제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을 염두에 둔 말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검색포털과 연계된 새 유형의 영업 방식과 사업모델이 계속 생기는 현실에서 검색포털이 시장 지배력을 바탕으로 경쟁을 저해하고 이용자의 피해를 불러올 수 있다는 걱정이 여전히 있다”며 “더욱 나아가 정부 당국의 적극 개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다”고 말했다.

그는 섣부른 규제가 시장 위축을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을 놓고는 “기업의 창의성과 혁신 동기를 해치지 않으면서 선도 사업자가 경쟁회사 배제나 신규 사업자를 방해하는 등의 행위를 하지 않도록 국회, 민간, 정부 등이 머리를 맞대고 합리적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바라봤다. 

이날 토론회에서 토론자들은 인터넷 검색포털의 시장 지배력이 검색에서 광고, 결제, 온라인쇼핑 등으로 확대되는 문제를 논의했다. 인터넷 검색포털이 시장 지배력을 통해 확보한 빅데이터 기반으로 전자상거래와 온라인쇼핑 등에 진출하면서 생기는 문제들도 토의 대상에 올랐다.  

전성복 공정위 서비스업감시과장은 “인터넷 검색포털의 사업 강화와 확대 과정에서 생기는 경쟁 제한 행위를 계속 살펴보겠다”며 “IT산업의 특성을 감안하면서도 관련시장분야에서 경쟁 제한 행위가 생기면 법과 원칙에 따라 엄중하게 제재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