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배 대한석탄공사 사장이 시민사회단체에서 활동한 경력으로 석탄공사를 맡아 경영 투명성과 공공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그러나 공공기관 경영 평가에서 최하위 등급에 머물고 있는 석탄공사를 놓고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유정배, '사회적경제' 경험 살려 석탄공사 경영의 새 활로 열까

▲ 유정배 대한석탄공사 사장.


9일 정치권과 공기업계에 따르면 석탄공사를 맡은 유 사장은 강원도에서 오랫동안 사회적경제분야를 중심으로 시민단체 활동에 전념해 왔으나 석탄 관련 기업이나 공직의 경험은 없다.

백창현 전임 사장이 채용비리 의혹을 받고 물러난 뒤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만큼 시민사회단체 출신이자 외부인물인 유 사장을 사장으로 뽑아 경영 투명성을 높이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백 전 사장과 그 전임이었던 권혁수 전 사장은 모두 석탄공사 내부 출신이었다.

유 사장은 시민단체에서 활동한 경험을 바탕으로 지역경제와 사회적 가치를 높이는 데 보탬이 되는 방향으로 석탄공사를 이끌 것으로 보인다.

유 사장이 석탄공사에 오기 전 일했던 강원도 사회적경제지원센터는 자본, 경쟁, 독점보다 인간, 협동, 나눔을 경제질서의 중심에 두는 사회적 경제를 추구며 사회적 기업과 경제협동조합을 지원하고 있다.

센터장으로 일하기 전에도 춘천두레생활협동조합 이사장, 강원살림 상임이사, 강원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사무처장, 춘천시민연대 사무국장 등 강원도의 사회적경제 관련한 시민단체에서 주로 일했다.

석탄공사는 유 사장의 지역경제의 높은 이해와 경험을 바탕으로 강원도 지역사회와 협력을 강화하는 데 힘을 낼 것으로 기대된다.

그는 취임식에서 “사회적 가치에 중점을 두고 석탄공사를 운영할 것”이라며 “지역 밀착형 에너지 공기업으로 석탄공사의 위상을 정립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유 사장은 4개월 동안 사장 자리가 비었던 석탄공사의 내부 기강을 다잡으면서 석탄공사의 실적과 경영 평가를 개선하기 위해 힘쓸 것으로 보인다.

기획재정부가 6월 의결한 ‘2017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 결과’에서 석탄공사는 절대평가와 상대평가 모두에서 E 등급을 받아 최하위 수준에 머물렀다.

석탄공사는 2014년부터 매출이 꾸준히 줄어든 데다 영업적자도 계속 확대되고 있어 경영실적을 높이는 일이 시급하다.

석탄공사는 2017년 매출 1381억 원, 영업적자 513억 원을 냈다. 2016년보다 매출은 10.9% 줄어들고 영업적자는 9.7% 늘었다.

석탄공사는 2017년 기준으로 차입금 의존도가 위험수위에 이르렀다는 평가도 받고 있어 부채비율 관리도 과제로 안고 있다.

부채비율 집중 관리 대상 공기업 가운데 부채 의존도가 210.6%로 가장 높다. 1년에 이자로만 305억 원가량을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획재정부는 2013년부터 공기업 가운데 부채비율 집중관리 대상을 골라 부채 감축 계획을 제출받고 성과를 경영 평가에 반영하고 있다.

석탄공사는 8년 동안 투자했던 몽골 홋고르탄광 개발에 200억 원 넘게 투자했으나 회수한 투자이익은 전혀 없어 홋고르탄광을 애물단지로 안고 있다는 말도 듣는다.

석탄공사는 홋고르탄광 개발사업을 위해 특수목적법인 한몽에너지개발 지분을 62.9% 들고 있으나 한몽에너지개발은 2010년 설립 뒤로 해마다 적자를 내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