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정부, 청와대, 더불어민주당에서 연이어 튀어나오던 부동산정책의 엇박자 잡기에 나서면서 ‘경제 사령탑’의 위상을 다지고 있다. 

김 부총리는 7일 서울 강서구 마곡에서 열린 수소생산회사 간담회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부동산정책에) 관계된 부처들이 각자 의욕에 넘쳐 말하는 것은 이해하지만 국민이나 시장에 혼란을 일으킬 수 있는 메시지는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늘Who] 김동연, 부동산정책 '엇박자' 잡아 경제사령탑 확인할까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가깝게는 국토교통부부터 멀게는 청와대와 민주당에 이르기까지 부동산정책과 관련해 서로 다른 의견을 내놓으면서 부동산시장의 혼란도 커지고 있는 상황을 지적한 말이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기재부에서 결정했던 임대사업자의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등 세제 감면 혜택을 줄여야 한다는 뜻을 내보였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당정청협의회에서 기재부의 세법 개정안보다 종부세를 더욱 강화할 것을 정부에 요청했다.

이 대표는 수도권의 공급물량 확대도 주장하면서 수도권의 공급물량은 2022년까지 충분하다고 내다봤던 국토부와 시각 차이를 보였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은 당정청협의회에서 고가 주택 보유자 등의 종부세를 강화해야 한다는 이 대표의 의견에 공감을 나타냈다. 그러나 그는 5일 TBS와 인터뷰에서는 “아주 부자가 사는 고가 아파트는 정부에서 관여할 필요가 없다”고 말해 ‘셀프 엇박자’를 지적받고 있다.

이 밖에도 부동산 개발을 둘러싼 국토부와 서울시의 갈등, 김현미 장관이 분양원가 공개의 확대를 시사한 발언, 신창현 민주당 의원이 공공택지 개발에 관련된 국토부 문건을 유출했다는 논란 등 부동산정책과 관련된 크고 작은 엇갈림이 연이어 나타나고 있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6일 국정현안 점검 조정회의에서 “집값처럼 예민한 사안에는 정부와 민주당이 조금 더 신중했으면 한다”며 “초기 구상단계의 의견은 토론으로 조정한 뒤 통일된 의견을 말하도록 모두 유념했으면 좋겠다”고 간접적 경고를 보내기도 했다.

곧이어 김 부총리가 추석 연휴 전에 부동산 종합대책을 내놓을 계획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임대사업자의 세제 혜택을 줄이는 방안 등 논란에 오른 사안들도 부동산 종합대책 안에서 논의하겠다며 선을 그었다.

김 부총리는 최근 그가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 책임자임을 여러 차례 강조해 왔던 만큼 부동산정책에서도 혼선 수습의 전면에 나선 셈이다. 

부동산정책은 김 부총리가 문재인 정부의 경제사령탑으로 명실상부하게 인정받기 위한 관문이기도 하다.  

김동연 패싱’ 논란을 불러왔던 정책 가운데 상당수가 보유세 인상 등 부동산정책으로 꼽힌다.  

이번 엇박자 논란에서도 임대사업자의 세제 혜택이나 종부세처럼 기재부가 이미 결정한 사안을 뒤집으려는 사례들이 포함됐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번의 엇박자 논란은 결국 부동산정책의 사령탑이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과 연관돼 있다”며 “김 부총리가 소득주도성장 논쟁 때처럼 확실한 사령탑 역할을 맡을 수 있을지가 앞으로 중요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부총리도 “부동산대책을 쫓기듯 내놓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관계 부처와 대책을 차분히 조율한 뒤 적절한 창구를 통해 ‘하나의 목소리’로 말하겠다”고 못박았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