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진머티리얼즈가 2차전지업황 호조에 힘입어 일렉포일사업에 날개를 달 것으로 보인다.

일렉포일은 두께 10마이크로미터(㎛) 이하의 구리박을 말하는데 전기차 배터리,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에 쓰이는 2차전지의 핵심소재다. 
 
일진머티리얼즈, 2차전지 소재사업에서 비상을 준비하다

▲ 허재명 일진머티리얼즈 대표이사 사장.


7일 업계에 따르면 일진머티리얼즈는 2차전지 생산량이 급증할 것으로 전망하고 조만간 쏟아질 일렉포일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올해 말 완공을 목표로 말레이시아 공장 증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공장이 완공되면 말레이시아에서 현재 만들고 있는 일렉포일 생산량이 4배~5배로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일진머티리얼즈는 올해 2분기에 익산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는 인쇄회로기판(PCB)용 일렉포일(ICS) 생산설비 일부를 2차전지용 일렉포일(I2B)로 전환하기도 했다.

일진머티리얼즈가 이렇게 공격적으로 생산량을 늘릴 채비를 하는 것은 최근 2차전지시장이 급성장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8월에도 2023년까지 전기차용 일렉포일 6만 톤을 공급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다.

일진머티리얼즈는 지금도 익산 공장 가동률이 94%(올해 상반기 기준)에 이를 만큼 빠듯하게 수요에 대응하고 있는데 미리 대비하지 않으면 일감을 대거 수주할 기회를 눈앞에서 놓칠 수도 있다.  

일렉포일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데 조만간 쏟아질 수요에 대응하고 선두 자리를 더욱 다지기 위해 생산능력 확대가 시급하다.

세계적으로 일렉포일을 생산하는 업체는 일진머티리얼즈를 비롯해 한국의 LS, 중국의 장춘(CCP), 일본의 후루가와 정도가 꼽히는데 일진머티리얼즈는 원조 격인 일본업체들을 제쳤다.  

그동안 2차전지업계는 전기차의 주행거리와 출력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 왔지만 고용량, 고출력 배터리를 제조할 때 발생하는 고온과 고압을 견딜 수 있는 일렉포일이 없어 생산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일진머티리얼즈는 지난해에 이 문제를 해결하면서 세계 1위 자리를 차지했다.

일진머티리얼즈의 일렉포일은 중국의 ‘배터리 한한령’에도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도 높은 성장을 이룰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일진머티리얼즈는 국내 고객사인 삼성SDI, LG화학을 비롯해 중국의 BYD와 CATL, 일본의 SONY 등 세계 여러 2차전지 제조업체에게 일렉포일을 공급하고 있다. 

일렉포일사업을 둘러싼 환경은 온통 장밋빛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럽과 일본, 중국, 인도 등에서 전기차 보급계획이 쏟아지면서 전기차 배터리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친환경 재생에너지 열풍은 에너지저장장치(ESS)의 공급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 2차전지 수요도 가파른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배터리업계에서는 2017년 126GWh(기가와트시)였던 2차전지 생산량이 해마다 30% 이상씩 성장할 것으로 내다본다.

일렉포일 수요도 따라서 늘게 된다. 전기차용 일렉코일 수요는 2017년에는 2.4만톤에 불과했지만 2020년에는 9만톤, 2025년에는 26만 톤으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됐다.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2045년까지 모든 전력을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로 수급한다는 클린 에너지 법안이 통과됐는데 일진머티리얼즈가 수혜회사로 꼽히기도 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에서는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에너지저장장치 설치량이 2021년 6900MWh, 2022년 9400MWh, 2023년 1만1744MWh까지 늘어날 것”이라며 “전기차에 이어 에너지저장장치까지 한국 배터리 관련업체들의 전성기가 이제 막 시작된 만큼 일진머티리얼즈 등이 큰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