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방산기업인 보잉이 최근 록히드마틴을 제치고 미국 해군의 무인 급유기사업을 따낸 점이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미국 고등훈련기 교체사업(APT사업) 수주에 긍정적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봉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7일 “미국 보잉이 8월30일 록히드마틴을 꺾고 미국 해군의 MQ-25 무인 급유기 사업자로 선정된 점은 한국항공우주산업에 다행스러운 상황”이라고 바라봤다.
 
"미국 훈련기 교체사업 수주전, 한국항공우주산업에 유리해져"

▲ 김조원 한국항공우주산업 대표이사 사장.


미군은 보잉, 록히드마틴 등 주요 방산기업의 고른 성장을 위해 대형 수주를 연달아 한 곳에 몰아주지 않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잉이 최근 무인급유기 사업에서 록히드마틴을 제친 만큼 다음 수주인 고등훈련기 교체사업은 록히드마틴에 유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고등훈련기 교체사업은 미국 공군이 운용하는 노후한 훈련기를 새 훈련기로 바꾸는 사업으로 초기 물량만 350대, 약 17조 원에 이르는 초대형사업이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은 록히드마틴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미국 고등훈련기 교체사업 수주를 준비해왔고 8월 중순 최종 제안서(BAFO)를 제출한 뒤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보잉과 스웨덴 사브 컨소시엄이 유력한 경쟁상대로 꼽힌다.

보잉이 2011년 KC-46 공중급유기 사업을 저가로 따낸 뒤 개발비용 증가로 어려움을 겪은 점도 변수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이 연구원은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보잉의 신규 훈련기가 미군의 요구조건에 가장 잘 부합한다고 평가했지만 앞으로 4년의 개발 기간이 있는 만큼 요구조건을 충족할 시간은 충분해 보인다”며 “사업자 선정의 가장 중요한 기준은 가격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잉이 과거 저가 수주로 고전한 경험이 이번 고등훈련기 교체사업의 입찰가격을 써내는 데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공군은 올해 회계연도가 끝나는 9월 안에 입찰 결과를 발표하고 계약을 마무리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