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을 위한 장비, ‘게이밍 디바이스’가 게이머들의 변화에 발맞춰 바뀌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레노버 LG전자 기가바이트 등 컴퓨터 제조업체들이 게이밍 디바이스의 주 고객층을 ‘하드코어 게이머’가 아닌 ‘일반인’으로 정하고 이에 맞춰 제품에 변화를 주고 있다.
 
게임은 젊은이만 즐긴다는 옛말, 게임용 PC와 노트북도 바뀌다

▲ LG전자의 게이밍 노트북 GT 15U780-PA76K 이미지.


미국 ESA(엔터테인먼트소프트웨어협회)가 발표한 ‘2018 게이머 연령 및 성별 분석’ 자료에 따르면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의 40%는 여성이다. 40대 이상 게이머의 비율도 35%를 차지했다.

게임을 즐기는 계층은 주로 ‘젊은 남성’이라는 고정관념과는 다른 조사 결과다.

레노버는 이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일반인을 겨냥한 게이밍PC제품군을 출시했다. 

레노버는 최근 게이밍PC 시리즈 ‘리전’의 제품군에 Y530, Y730 등 노트북 모델, T530, T730등 데스크톱 모델, C530, C730 등 큐브형(테이블톱) 모델을 추가했다. 

레노버는 각양각색의 LED로 화려하게 장식된 기존의 디자인에서 벗어나 게이밍PC의 디자인을 단순화했다. 일반인들이 화려한 디자인의 PC를 부담스러워 한다는 레노버의 자체 조사 결과에 따른 것이다.

임철재 레노버코리아 프로덕트매니저 부장은 “하드코어 게이머들은 강렬한 디자인을 좋아하는 경향이 강하지만 일반 게이머들은 깔끔한 디자인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게이밍 노트북은 무게가 가벼워지는 방향으로 변하고 있다. 

게이밍 노트북은 일반 사무용 노트북보다 월등히 성능이 좋아야 하기 때문에 무게가 무겁다. 사무용 노트북에는 들어가지 않아도 되는 외장형 그래픽카드 등의 부품이 추가로 포함돼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기존 게이밍 노트북의 가격은 5KG이 넘는 것이 흔한 일이었다. 하지만 여성 게이머들이나 가벼운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들이 늘어나면서 성능이 조금 낮아지는 대신 가벼움을 택한 게이밍 노트북 제품이 늘어나고 있다.

LG전자의 게이밍 노트북 모델 GT 15U780-PA76K은 무게가 1.9kg밖에 되지 않는다.

고사양 게임을 구동하려면 '옵션 타협(게임의 그래픽 수준 등을 낮추는 대신 더 낮은 사양의 컴퓨터에서도 원활히 구동될 수 있게 하는 것)'을 해야 하지만 권장사양이 높지 않은 캐쥬얼 게임이나 보통의 대규모 다중접속 온라인 역할수행게임(MMORPG)를 돌리는 데는 무리가 없다.

대만의 컴퓨터 부품 제조회사 MSI도 가벼운 게이밍 노트북 MSI GF63을 6월 대만에서 열린 세계 최대 컴퓨터 박람회 ‘컴퓨텍스2018’에서 공개했다.

MSI GF63은 LG전자의 GT 15U780-PA76K와 비슷한 성능이지만 무게는 1.85kg밖에 되지 않는다. 이 제품은 컴퓨터 전문 외국 매체 랩탑매거진에서 ‘컴퓨텍스 최고의 제품’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중국의 컴퓨터 제조사 기가바이트는 4월 게이밍 노트북 AERO 15X V8의 판매를 시작했다. 

AERO 15X V8은 엔비디아 지포스 GTX 1070 그래픽 카드, 인텔 커피레이크 8세대 i7-8750H 프로세서를 탑재한 하이엔드급 제품이다. 최신 고사양 게임들을 원활하게 돌릴 수 있는 하이엔드급 사양이지만 무게는 2.0kg에 불과하다. 디자인 역시 여느 업무용 노트북과 비슷하다.

기가바이트 노트북 수입사 컴포인트에 따르면 AERO 15X V8은 260만 원이 넘는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4차 수입물량까지 모두 완판됐다.

기가바이트 노트북 소비자 커뮤니티에서는 성능과 휴대성을 모두 갖춘 모델이 이 모델밖에 없기 때문에 가성비(가격 대 성능비)를 따질 수가 없다는 후기가 올라오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