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이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뇌물 제공' 비망록 내용을 부인했다.
이 전 대통령은 1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정계선)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이팔성을 불러서 거짓말 탐지기로 확인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은 이 전 회장이 인사 청탁을 했다는 주장에 “이팔성은 나에게 그런 얘기를 할 위인도 아니다”며 “그 사람이 그렇게 얘기했다면 나를 아는 사람은 믿어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를 궁지로 몰기 위해서 그렇게 진술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검찰이 7일 공판에서 공개한 이 전 회장의 비망록에 따르면 이 전 회장은 2007년 1월부터 2008년 4월까지 이 전 대통령에게 모두 22억여 원의 돈을 건넸다.
이 전 회장은 이 전 대통령 취임 직전인 2008년 2월23일 당선인 사무실에서 이 전 대통령을 만났다.
그는 당시 “대선 전 최선을 다해 자금을 지원해드렸다”며 금융위원장, 산업은행 총재, 국회의원 등의 자리를 요구한 것으로 검찰 조사 결과 파악됐다.
이 전 회장은 2008년 3월28일자 비망록에 “이명박에게 약 30억 원을 지원했다”며 “고맙다는 인사라도 해야하는데 모두 파렴치한 인간들”이라고 적었다.
검찰은 이 비망록이 그날그날 적지 않으면 불가능할 정도로 정확하다고 보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