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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허쥔 회장(왼쪽)이 지난달 19일 중국 베이징에서 한-중 경제계간 신재생산업분야의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업무협력 양해각서를 교환하고 있다.<뉴시스> |
중국 최고 갑부 순위가 바뀌었다.
마윈 알리바바 회장이 3위로 밀려난 대신 리허쥔 한넝박막발전그룹 회장이 1위로 등극했다.
리 회장은 세계 최대 박막태양광전지 생산기업을 이끄는 인물이다.
중국 부자연구소인 후룬 리포트가 3일 발표한 ‘2015년 후룬 세계 부호 순위’에서 리 회장이 중국부호 순위 1위를 차지했다고 차이나데일리가 4일 보도했다.
리 회장의 총 자산은 1600억 위안(약 28조 원)으로 지난해보다 3배 가량 뛰었다. 리 회장은 세계부호 순위에서도 지난해 108위였으나 최근 28위로 급상승했다.
리 회장이 중국 부자서열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발표에서 왕젠린 완다그룹 회장은 총자산 1550억 위안으로 2위, 마윈 알리바바 회장은 1500억 위안으로 3위를 나타냈다. 마윈 회장은 지난해 뉴욕 증시 상장 이후인 9월 말 후룬이 집계한 중국부자 순위에서 1위였다.
리허쥔 회장은 그동안 중국부호 순위에서 ‘다크호스’로 주목받았다. 2003년부터 중국 500대 부호 순위에 꾸준히 이름을 올렸다.
그는 1967년 광둥성 허위안에서 태어나 27살에 창업한 입지전적 인물이다.
리 회장은 북방교통대학(현 베이징교통대학) 기계공학과에 입학했는데 가난한 가정형편 탓에 일찌감치 사업에 관심을 보였다. 대학 2학년 때 동기들과 교내식당 앞에서 필름사업을 시작했는데 이 때 구매와 판매·회계 등 사업의 기본을 익혔다.
리 회장은 대학 졸업 뒤 대학원에 진학했으나 석사과정 1년 만에 그만 두고 창업에 뛰어들었다. 1991년 모교 교수에게 5만 위안을 빌려 사업을 시작했으나 이후 3개월 만에 자금을 모두 날렸다.
그는 돈을 갚기 위해 길거리에서 좌판을 깔고 전기부품을 팔기도 했고 장난감이나 생수, 광산개발 등 사업분야를 가리지 않고 돈을 모았다.
리 회장은 1994년 8천만 위안을 종잣돈 삼아 한넝홀딩스그룹을 창립해 청정에너지사업에 나섰다. 당시 중국에서 청정에너지는 개념조차 생소한 분야였다.
리 회장은 창업 20여년 만에 현재 중국 내 10개 성은 물론이고 미국, 영국, 네덜란드 등에 자회사를 둔 굴지의 기업을 키워냈다.
리 회장이 이처럼 빠른 시간 안에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중국 정부의 에너지산업에 대한 지원 덕분이다.
특히 태양광산업은 중국정부의 전폭적 지원을 얻고 있어 잠재력을 지닌 미래산업으로 급성장하고 있다. 중국정부는 향후 '재생에너지 발전 12차 5개년 계획'을 정식으로 비준하고 박막태양전지시장을 10년간 1천억 위안 규모로 키우려고 한다.
한넝그룹이 완공했거나 건설중인 수력발전소의 발전용량은 6GW를 넘어섰으며 광둥과 쓰촨∙하이난∙산둥 등지에도 3GW급 박막발전산업 R&D 및 생산기지를 건설했다.
한넝그룹은 현재 중국 최대 민영 청정에너지기업이자 세계최대 규모의 수력 발전기업이며 세계최고 기술력을 보유한 태양에너지 박막발전기업으로 성장했다.
한넝그룹은 2014년 2월 MIT 테크놀로지 리뷰가 선정한 ‘글로벌 혁신기업’ 32위에 선정되기도 했다.
리 회장은 홍콩증시에 상장된 ‘한넝박막발전’ 주식 800억 위안가량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이 주식은 165.09% 상승했고 올해 들어서도 지난달 30일까지 한 달 사이 주가가 28.47% 급등했다.
리 회장은 2003년 세계 M&A연구센터로부터 ‘중국 10대 M&A 인물’에 선정됐으며 2010년 중국기업연합회가 수여하는 ‘중국 녹색브랜드 공헌상’을 받기도 했다.
리 회장은 2011년부터 중국공산당 중앙통일선전부에 의해 ‘비공유제 경제의 대표인물’로 뽑혔고 전국정협위원으로 활동하는 등 중국정부에서도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하지만 리 회장이 쌓아올린 막대한 부 만큼이나 부정적 시선도 따라다닌다. 자산규모가 일정하지 않아 ‘사기꾼’이란 혹평을 듣기도 했으며 최근 주가조작과 분식회계 의혹에 휩싸이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