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전 충청남도지사가 정치적 재기를 도모할 수 있을까?

안 전 지사는 14일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고 법원을 나와 “많은 실망을 드려 죄송하고 부끄럽다”며 “다시 태어나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오늘Who] "다시 태어나겠다" 안희정, 정치적 재기 도모하나

안희정 전 충남지사.


지난 3월 JTBC뉴스룸에서 김지은 전 정무비서가 안 전 지사의 성폭력을 폭로하면서 그의 정치생명은 끝났다는 견해가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1심 재판부가 ‘모든 혐의 무죄’라는 판결을 내놓으면서 한때 유력한 대선주자로 거론되던 안 전 지사의 정계 복귀 가능성을 두고 여러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안 전 지사가 3월6일 도지사를 사임하면서 ‘은퇴’가 아닌 ‘정치활동 중단’이라는 표현을 썼고 재판 과정에서 정면 돌파 의지를 보인 만큼 이번 판결로 정치적 재기를 기약할 것이라는 견해가 한 축이다.

김태현 변호사는 재판 직후 YTN과 인터뷰에서 “법정 밖에 있는 관전자의 처지에서 보면 안 전 지사는 모든 것을 잃었다”면서도 “그런데 그가 다시 태어나겠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을 보면 지금 본인은 ‘부활’의 희망을 품고 있는 것”이라고 봤다.

그는 “이번 사건으로 국민적 실망, 특히 안 전 지사 지지자의 실망이 굉장히 컸을 것이기 때문에 안 전 지사가 실제로 자숙하면서 (정치적 재기의) 시간을 길게 잡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야당은 무죄 판결이 면죄부가 되지 않는다는 태도를 보였다.

신보라 자유한국당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사실상 어떠한 미투도 법적 힘을 지닐 수 없다고 사법부가 선언한 것”이라며 “대한민국 곳곳에서 안도하고 있을 수많은 괴물에게 면죄부를 준 사법부의 판결에 심각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종철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법적으로 무죄가 됐다고 정치적, 도덕적 책임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김형구 민주평화당 부대변인도 “법원이 심사숙고해 결정을 내렸겠지만 이번 사건이 일으킨 사회적 파장에 비해 의외의 결과”라며 “국민이 납득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성폭력 혐의를 두고 법적으로는 단죄를 면했지만 정치인으로 사회적 책임은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도 1심의 무죄 선고가 “복당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선을 그었다.

백혜련 민주당 대변인은 “안 전 지사 관련 입장을 낼 계획이 없다”면서도 “복당 여부는 대법원 선고 이후에나 논의가 가능하지 지금은 전혀 고려 대상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검찰과 김씨가 항소할 뜻을 밝혀 긴 법정 공방이 예상된다는 점, 미투운동이 사회 각 분야에 미친 파장이 가볍지 않다는 점, ‘정치인 안희정’에 실망한 국민이 많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안 전 지사의 재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조병구)는 안 전 지사의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 등 모든 혐의에 무죄를 선고했다. 김지은씨는 입장문을 내놓고 항소해 끝까지 싸우겠다는 뜻을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