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와 KTX는 궁합이 잘 맞는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국무위원들이 KTX를 이용하면서 여러 일화를 낳고 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한 뒤 서울에서 혁신성장 간담회를 하기 위해 KTX를 탔다가 한 승객의 인사를 받았다.
승객은 서울역에 내리면서 김 부총리에게 “잘 부탁한다”고 말했고 김 부총리는 갑작스러운 말에 무엇을 부탁하느냐고 반문했다.
그러자 승객은 “우리 경제를 잘 부탁한다”며 “믿는다”고 덧붙였다.
김 부총리는 혁신성장 간담회에서 이런 일화를 전하면서 가슴이 먹먹해졌다며 경제 살리기에 매진하겠다고 다짐했다.
김 부총리는 “생면부지의 분이 하는 말에 엄청난 책임감이 어깨를 짓눌렀다”며 “그분의 말씀을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 국무위원이 KTX를 이용하면서 주목받은 일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장관급 국무위원에게 관용차와 기사가 지급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이다.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은 5월 부산에서 서울까지 KTX를 타고 가던 중 한 승객의 난동을 제지했다.
승객이 자리 문제로 승무원에게 소리를 지르며 위협하자 김 장관은 “어디서 갑질이냐”며 “왜 애꿎은 승무원에게 화풀이하느냐”고 다그쳤다.
승객이 “당신이 뭔데 끼어드느냐, 공무원이냐”고 반발하자 김 장관은 “그래 나 공무원이다”고 받아쳤다. 이후 승무원들이 승객을 옆 차량으로 옮기면서 상황이 종료됐는데 함께 타고 있던 다른 승객이 소셜 네트워크에 글을 올리면서 화제가 됐다.
글을 올린 사람은 “공무원이라길래 동사무소 계신 아저씨 정도로 생각했는데 앞에 아주머니가 그분이
김부겸 장관이라고 얘기해줬다”며 “오늘부로 부겸찡 내 맘속에 저장”이라고 덧붙였다.
▲ 이낙연 국무총리가 2017년 5월10일 서울행 KTX 보조석에서 휴대전화 문자를 확인하고 있다. |
이낙연 국무총리는 2017년 5월10일 국무총리 후보로 지명받고 광주에서 서울로 올라오면서 KTX에 타고 있던 모습이 주목받았다.
이 총리는 특실 좌석을 구매했으나 밀려드는 전화를 받기 위해 객실 밖 보조석에 앉아서 서울까지 왔다. 보조석에서 휴대폰을 조작하는 사진이 퍼지면서 이 총리가 취임하기 전부터 서민적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기여했다.
6월에는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수행원을 거느리지 않고 KTX를 타기 위해 지하철을 이용하는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문재인 정부 인사들의 KTX 이용은 박근혜 정부 때 과잉 의전으로 논란을 빚은
황교안 전 국무총리와 비교되기도 한다.
황 전 총리는 2016년 3월 서울역에서 KTX를 타기 위해 승강장까지 관용차로 진입했다. 이 과정에서 기차에 타려는 승객들이 불편을 겪으면서 구설에 올랐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