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애플 같은 프리미엄 스마트폰업체들에게 중국발 짝퉁 주의보가 발령됐다.

이들업체가 생산하는 프리미엄 제품들과 같은 모양의 복제품이 유통되는 것은 물론이고 중국에서 이름있는 제조사들도 대놓고 제품을 베끼고 있다.

중국에서 중국 스마트폰업체들이 제작한 카피제품의 짝퉁까지 나돌아 짝퉁업체가 또 다른 짝퉁을 단속하는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

◆ 중국발 삼성전자·애플 짝퉁 주의보

미국 뉴욕에서 중국계 미국인이 중국에서 제조된 삼성 갤럭시S5 위조품을 국제항공 운송으로 받아 뉴욕 일대서 판매한 혐의로 지난달 29일 체포돼 조사를 받았다.

갤럭시S5의 가격이 600~800 달러 수준인데 반해 짝퉁가격은 100~200 달러 선으로 알려졌다.

  중국발 스마트폰 짝퉁 주의보, 애플 삼성전자 곤혹  
▲ 팀 쿡 애플 CEO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히트작인 갤럭시S 시리즈는 애플의 아이폰과 함께 중국에서 모조품이 가장 많이 만들어지는 제품 가운데 하나다.

대화면 아이폰이 인기를 얻으면서 아이폰6과 아이폰6플러스의 짝퉁도 많이 제작되고 있다.

한 중국 제조사가 만든 아이폰6의 모조품인 ‘다케레3’의 경우 운영체제를 제외하면 거의 완벽에 가까운 모조품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 제품의 가격은 243 달러로 정품 아이폰6 가격의 절반도 안되는 가격이다.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업체로 성장한 샤오미도 최근 출시한 샤오미노트가 아이폰6플러스를 대놓고 카피했다는 말을 듣고 있다.

샤오미노트는 예약자만 220만 명을 넘어섰으며, 지난달 27일 정식 온라인 판매에서 3분만에 물량이 매진되는 등 인기를 얻고 있다.

모조품의 유통은 크게 두가지 측면에서 업체들에게 위협이 된다. 겉모습은 거의 같지만 성능이 떨어지는 모조품이 유통될 경우 이들 업체들의 신뢰도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성능의 차이가 없이 진화된 모조품의 경우도 절반도 안되는 가격과 정품과 비슷한 성능을 무기로 시장을 잠식할 가능성이 있다.

어느 경우건 중국발 모조품의 유통을 두고만 볼 수 없다.

◆ 짝퉁이 짝퉁의 짝퉁을 단속하는 아이러니

짝퉁으로 골머리를 앓는 것은 삼성전자나 애플만이 아니다.

삼성전자와 애플의 스마트폰을 모방해 온 샤오미나 오포같은 유명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들도 짝퉁 단속에 나서고 있다. 짝퉁이 또 다른 짝퉁단속에 나서는 모양새다.

  중국발 스마트폰 짝퉁 주의보, 애플 삼성전자 곤혹  
▲ 레이쥔 샤오미 회장
샤오미는 유통비 절감 등을 위해 시간과 양을 정해놓고 온라인에서만 제품을 판매한다. 하지만 샤오미 제품이 큰 인기를 얻으면서 대도시를 중심으로 짝퉁 샤오미 제품을 판매하는 곳이 우후죽순 생겨났다.

레이쥔 샤오미 회장은 최근 공식석상에서 “샤오미 대리점이라는 곳에서 파는 제품은 모두 가짜”라면서 “짝퉁제품을 절대 사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또 다른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인 오포(Oppo)역시 전략 스마트폰 제품인 파인드7과 N3 모조품 때문에 고민이 크다.

오포는 “모조품들이 중국과 말레이시아를 비롯한 아시아시장으로 퍼져나갈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고객들에 대한 어떠한 기만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모조품에 강력히 대응할 것임을 시사했다.

샤오미나 오포는 중국 스마트폰시장을 넘어 해외시장 진출에 공을 들이고 있는데 모조품 때문에 소비자들의 신뢰도를 잃을까 우려하고 있다.

삼성전자나 애플같은 해외 선두업체들의 스마트폰을 모방해 성장해 온 이들 업체들이 이제 자신들을 따라하는 모방꾼들을 비난하고 나서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