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퀀텀닷 LG전자 OLED, 다른 TV 선택의 결과는?  
▲ 윤부근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부문 사장(왼쪽)과 권봉석 LG전자 홈엔터테인먼트(HE) 사업본부 부사장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올해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전략이 또 다시 엇갈렸다.

삼성전자는 OLED TV의 시장성이 떨어져 대신 신제품인 ‘SUHD TV’에 주력하고 있다.

LG전자는 OLED TV 올인 전략에 변함이 없다. 삼성전자의 SUHD TV를 OLED TV와 비교할 수 없다며 지적한다.

◆ 삼성전자, “‘SUHD’로 ‘OLED’ 대응할 것”

삼성전자는 29일 열린 4분기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OLED TV 시장에 뛰어드는 것은 아직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밝혔다.

성일경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상무는 “OLED TV 기술은 이미 확보했지만 시장수요와 소비자 접근성이 아직 부족한 상황”이라며 “업계 리더로서 소비자들에게 얼마나 가치있는 제품을 접근성있게 제공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경쟁사인 LG전자를 우회적으로 겨냥한 발언으로 보인다. LG전자는 OLED TV를 LCD TV를 대체할 신제품으로 만들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신제품인 ‘SUHD TV’로 OLED TV에 대응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성일경 상무는 “OLED TV의 장점인 컬러와 명암비, 밝기 등은 삼성전자의 SUHD TV에서도 구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SUHD TV는 스스로 빛을 내는 나노결정인 퀀텀닷(양자점) 소재를 적용한 TV다. LCD TV의 일종이지만 색 재현율 등이 OLED TV만큼 뛰어나다.

삼성전자는 초고화질을 뜻하는 ‘UHD’에 압도적(Spectacular)이고 스마트(Smart)하며 세련된(Stylish), 최고의(Superb) 제품이라는 의미의 ‘S’를 붙여 SUHD라는 브랜드를 만들었다.

성 상무는 “삼성전자는 인체에 유해한 카드뮴을 사용하지 않고 퀀텀닷 TV를 만들 수 있는 친환경 기술을 개발했다”며 “자체적으로 개발한 만큼 원가에 미치는 영향도 크지 않다”고 말했다.

◆ LG전자, “SUHD TV, OLED TV 대체 불가능”

LG전자는 삼성전자의 SUHD TV를 직접 언급하며 OLED TV의 경쟁상대가 아니라고 반박했다.

하진호 LG전자 홈엔터테인먼트(HE) 기획관리담당 상무는 29일 실적설명회에서 “SUHD TV는 LCD 기반의 UHD TV”라며 “LCD TV가 OLED TV의 비교대상이 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하진호 상무는 “우리는 SUHD TV와 경쟁하지 않고 프리미엄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라며 “OLED TV는 색상과 컬러, 시야각, 응답속도 면에서 LCD TV와 차원이 다른 제품이기 때문에 곧 프리미엄시장을 장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LG전자는 경쟁사들에 대응하기 위해 OLED TV와 퀀텀닷 TV를 동시에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LG전자에 OLED 패널을 공급하는 LG디스플레이는 28일 실적설명회에서 올해 OLED TV 생산 물량을 50만~60만 대로 잡았다고 설명했다.

◆ 삼성 “굳이 뛰어들 필요 없어” vs LG “시장선도 절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OLED TV전략이 서로 다른 까닭은 두 업체가 처해 있는 상황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삼성전자는 세계 TV시장의 절대 강자다. 2006년부터 9년 연속 TV시장 세계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아직 시장성이 불확실한 OLED TV 사업에 뛰어드는 모험을 감행할 필요가 없다.


또 퀀텀닷 TV로 OLED TV와 비슷한 수준의 화질을 구현할 수 있기 때문에 OLED TV를 여전히 시기상조라고 보고 있다.

LG전자는 LCD 패널 기반 TV시장에서 만년 2위다. 고부가가치 제품인 UHD TV의 경우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삼성전자가 36%, LG전자가 15%의 점유율을 지키고 있다.

반면 OLED TV시장은 LG전자가 독주할 수 있다. 현재 글로벌 TV 제조사 가운데 OLED TV를 주력제품으로 내세우는 곳은 LG전자가 유일하다.

아직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지 않았지만 소비자들은 결국 OLED TV를 택할 수밖에 없다고 LG전자는 본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보유하고 있는 OLED 기술 차이 때문이라는 설명도 있다.

삼성전자는 적색과 청색, 녹색 소자를 직접 기판에 붙이는 ‘RGB’ 방식을 따른다. RGB 방식은 화질이 우수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난이도가 높아 불량률이 높고 비싸다는 단점을 지니고 있다.

LG전자는 ‘WRGB’ 방식으로 패널을 만든다. 흰색을 내는 OLED 기판에 각각의 컬러 소자를 붙이는 방식으로 RGB보다 화질이 떨어지지만 비용이 적게 들고 만들기 쉽다. [비즈니스포스트 이민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