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아세안 지역에서 상대적으로 일본 완성차회사의 지배력이 낮은 베트남을 집중 공략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조대현 포스코경영연구원 수석연구원은 1일 발행된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웹저널에서 ‘이제는 아세안시장’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내고 “현대차는 일본 완성차회사의 영향력이 낮고 아세안 지역에서 최대 성장시장인 베트남에서 완성차 합작 생산공장 현대탄콩을 설립하고 현지형 모델인 그랜드i10 생산을 본격화하면서 아세안시장 공략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현대차, 일본차 영향력 낮은 베트남에서 아세안 공략할 거점 마련”

▲ 현대자동차 '그랜드 i10'.


베트남은 현대차가 아세안에서 최초로 합자법인 지분투자를 한 나라다. 

현대차는 베트남 탄콩그룹의 자회사 현대탄콩을 통해 2009년부터 승용 및 상용차를 조립해 생산했다. 

2016년 말 현대탄콩 제2조립공장 신설에 필요한 자금 900억 원 가운데 절반을 투자하면서 2017년 4월에 합자법인을 세웠다. 

현대차의 베트남 현지 생산능력은 현재 2만 대 수준에서 제2조립공장이 완공되는 2020년에는 5만7천 대로 늘어난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2021년까지 베트남 점유율 10%로 높여 1위를 차지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조 연구원은 “현대차는 인도네시아 상용차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현지 알타그라하그룹과 합작법인을 세우고 2018년 하반기부터 연간 2천 대 생산하는 등의 계획을 세웠다”며 “이 때문에 앞으로 아세안에서 한국차 점유율이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바라봤다. 

베트남은 중점적으로 공략하고 있는 현대차와 달리 일본 완성차회사는 태국에 이어 인도네시아, 필리핀까지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으며 중국 완성차회사는 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진출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조 연구원은 “일본 완성차회사들 최근 인도네시아와 필리핀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며 “특히 2015년부터 인도네시아 투자가 급증하고 있는데 토요타, 이스즈, 미쓰비시, 다이하쓰 등이 완성차 및 엔진 생산설비를 새롭게 구축했다”고 파악했다.

그는 “중국 완성차회사는 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자동차산업이 일정 궤도에 진입한 나라에 투자를 늘리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시장 분석 전문회사 BMI의 분석자료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태국, 말레이시아, 필리핀, 베트남 등 아세안 5개국의 자동차시장 규모는 2017년 321만 대에서 2020년 395만 대, 2022년 454만 대로 연평균 7%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조 연구원은 “인도네시아는 앞으로 5년 동안 매년 6% 이상 성장세 아세안시장 가운데 1위로 부상할 것”이라며 “베트남과 필리핀 역시 2020년이면 말레이시아 66만 대 수준에 근접한 각각 63만 대, 62만 대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됐다”고 말했다. 

그는 “베트남은 높은 경제 성장과 함께 2018년부터 자동차 수입관세를 폐지하면서 향후 5년 동안 시장 규모가 20% 이상 초고속 성장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2017년 아세안 주요 국가의 자동차 내수 판매는 인도네시아 108만 대, 태국 87만 대, 말레이시아 58만 대, 필리핀 43만 대, 베트남 25만 대 순이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