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체감경기가 17개월 만에 최저수준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무역분쟁과 내수 부진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31일 한국은행이 내놓은 ‘7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및 경제심리지수(ESI)’에 따르면 전체 산업의 7월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는 75로 6월보다 5포인트 떨어졌다.
▲ 31일 한국은행이 내놓은 ‘7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및 경제심리지수(ESI)’에 따르면 전체 산업의 7월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는 75로 6월보다 5포인트 떨어졌다.<연합뉴스> |
지난해 2월(74)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하락폭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유행 사태가 불거졌던 2015년 6월(7포인트) 이후 가장 컸다.
기업경기실사지수는 기업에서 느끼는 체감경기를 나타내는 지표로 기준선 100을 웃돌면 경기가 좋다고 보는 기업이 많고 100을 밑돌게 나타나면 경기가 악화됐다고 평가한 기업이 더 많다는 뜻이다.
제조업체와 비제조업체 모두 체감경기가 악화됐다.
제조업의 7월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는 74로 한 달 전보다 6포인트 낮아졌다.
업종별로 기업경기실사지수 하락폭을 살펴보면 화학제품이 11포인트, 자동차는 7포인트, 전자영상통신장비는 4포인트씩 떨어졌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에 따른 수요 위축과 미국의 수입 자동차 관세 부과 등에 영향을 받았다.
기업별로 살펴보면 대기업과 중소기업, 수출기업과 내수기업의 체감경기가 모두 악화됐다.
7월 대기업의 기업경기실사지수는 77로 6월보다 6포인트, 중소기업은 72로 6월보다 5포인트 떨어졌다.
수출기업의 기업경기실사지수는 6월보다 4포인트 낮아진 81로, 내수기업은 6포인트 악화된 71로 각각 나타났다.
제조업체들은 경영애로사항으로 내수 부진(20.9%)과 인력난·인건비 상승(14.2%), 불확실한 경제상황(12.6%), 수출 부진(10.2%), 경쟁 심화(9.2%), 원자재 가격 상승(7.9%) 등을 꼽았다.
6월과 비교해 내수 부진을 꼽은 비중이 0.5%포인트, 인력난·인건비 상승 비중은 2.2%포인트씩 커졌다.
비제조업의 7월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는 76으로 6월보다 4포인트 낮아졌다.
제조업의 8월 업황 전망지수는 73으로 6월에 조사한 7월 전망치보다 7포인트 떨어졌다. 비제조업의 8월 업황 전망지수는 74로 7월 전망치보다 6포인트 하락했다.
기업경기실사지수와 소비자동향지수(CSI)를 합친 7월 경제심리지수는 93.1으로 6월보다 5.1포인트 악화됐다.
이번 조사는 14일부터 21일까지 전국 법인기업 3696곳을 대상으로 실시했고 3269곳(제조업 1966곳, 비제조업 1303곳)이 응답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