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삼성전자, 모바일 액세서리사업에 왜 뛰어드나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과 팀쿡 애플CEO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모바일 기기의 보급률이 높아지면서 모바일 기기와 함께 사용하는 모바일 액세서리시장이 급속하게 팽창하고 있다.

헤드셋, 휴대용 포토프린터, 휴대용 빔프로젝터 같은 기기들부터 셀카봉 같은 아이디어 제품에 이르기까지 모바일기기의 외연도 계속 넓어지고 있다.

모바일 액세서리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점차 커져가면서 애플과 삼성전자 같은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업체들도 뛰어들고 있다.

애플과 삼성전자 모두 모바일기기를 제작한 업체들이기 때문에 스마트폰 등 모바일기기에 최적화한 주변기기를 생산해 낼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스마트폰시장, 태블릿PC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는 두 기업이 모바일 액세서리시장에서도 또 맞붙게 됐다.

◆ 커지는 모바일 액세서리시장

국내 스마트폰 보급률은 80%에 육박한다. 글로벌 스마트폰 보급률은 이미 PC 보급률을 넘어 섰다. 태블릿PC 보급률까지 합치면 모바일기기의 보급률은 더 높다.

모바일기기 보급률이 늘어나면서 주변기기(액세서리)에 대한 수요도 늘고 있다.

모바일 액세서리시장은 처음 스마트폰 케이스처럼 기기 보호용 제품 수준에 그쳤다. 그러나 이제 모바일 기기의 기능을 확장해 주는 제품군까지 종류가 늘어났다.

특히 프리미엄 모바일 기기의 경우 가격이 100만 원대에 안팎으로 높아지면서 다른 사용자들과 차별화하려는 소비자의 욕구가 커지고 있다. 이런 욕구는 자연스럽게 액세서리에 대한 수요로 확대된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세계 모바일 액세서리시장 규모는 2011년 35조 원에서 2015년 85조 원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연평균 성장률도 24.8%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스마트폰시장은 2015년 금액 기준으로 5.5% 성장하는 데 그쳐 스마트폰 등장 이후 가장 낮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태블릿PC 역시 지난해 대비 성장률이 8%에 그칠 것으로 점쳐진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은 성장 둔화세를 보이는 반면 모바일기기와 관련된 액세서리 시장은 늘어난다는 얘기다. 애플과 삼성전자로서 모바일 액세서리시장에 뛰어들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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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플이 비츠 일렉트로닉스를 인수하고 내놓은 첫 헤드폰 '솔로2 와이어리스'

◆ 모바일 액세서리시장에 눈독 들이는 애플


애플은 삼성전자와 달리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으로 사업분야가 한정돼 있다. 그래서 수익원을 다변화하지 않으면 이들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렀을 때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애플의 아이폰6과 아이폰6플러스가 인기를 얻으며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성장 정체기에 이른 스마트폰시장에서 언제까지 성공을 이어가리라는 보장이 없다.

이 때문에 애플도 모바일 액세서리사업을 육성하려고 한다.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최근 웨어러블 카메라 관련 특허를 받았다. 이 카메라는 자전거 헬멧, 스쿠버 다이빙용 마스크 등에 부착할 수 있고 물속에서도 녹화하고 소리도 녹음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애플이 당장은 액션캠 액세서리를 내놓지 않겠지만 모바일 기기 액세서리시장이 커지고 있는 만큼 출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애플은 스티브 잡스가 생전에 배격했던 스타일러스(터치펜) 특허를 신청하기도 했다. 애플은 스타일러스를 제작하지 않았지만 이미 여러 업체들이 애플의 아이폰과 아이패드에서 사용할 수 있는 스타일러스들을 만들어 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애플이 올해 스타일러스가 적용된 아이패드를 출시하며 스타일러스 상용화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한다.

애플이 잇따라 주변기기들 관련 특허를 신청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액세서리시장과 제품에 관심을 쏟고 있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애플은 충성도 높은 고객들과 세계 애플매장을 활용해 액세서리사업을 짧은 시간 안에 핵심사업으로 키울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다.

◆ 애플, 철저한 품질관리와 프리미엄 이미지로 승부

애플은 주변기기를 제작하는 업체들에게 MFi 프로그램 인증을 거치도록 해 철저한 품질관리를 하고 있다.

MFi 프로그램이란 애플의 공식제품 인증 프로그램인데, 이 인증을 받았다는 것은 애플의 엄격한 성능 테스트를 통과했음을 의미한다. MFi 인증을 받은 제품은 모든 애플기기와 완벽히 호환된다.

애플은 MFi프로그램 인증을 통해 주변기기들의 품질을 관리함으로써 프리미엄 제품 이미지를 유지하고 있다. 철저한 품질관리를 통해 앞으로 애플의 이름을 달고 나올 제품에 대한 신뢰도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애플은 스마트폰 커버 같은 단순한 제품을 넘어 애플기기의 기능을 확장할 수 있는 제품들을 통해 액세서리시장 공략에 발을 내딛고 있다. 이를 통해 모바일 액세서리시장에서도 프리미엄 이미지를 구축하려고 한다.

애플은 지난해 초 30억 달러를 들여 프리미엄 헤드폰업체인 비츠일렉트로닉을 인수하며 프리미엄 모바일 액세서리시장에 진출했다.

애플은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오디오상품을 비츠제품 중심으로 편성해 판매를 촉진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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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5일 경북 구미에 위치한 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열린 스마트기기 액세서리 아이디어 공모전 '위노베이션 프로젝트' 시상식에서 김진한 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장과 대상 수상자 주정인씨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삼성전자 ‘액세서리는 기기판매 늘리는 발판’


삼성전자도 2013년 액세서리사업부를 신설하며 모바일 액세서리시장에 대응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스마트폰 갤럭시 시리즈의 신제품을 공개할 때마다 관련 액세서리 제품을 늘리며 시장 영향력을 확대해 왔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체험형 매장 삼성 딜라이트샵에 모바일 액세서리를 전면배치하는 등 주변기기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기존의 액세서리를 다양한 색감을 가미해 내놓고 있으며 스마트폰용 게임 패드, 무선 스피커, 헤드폰 등을 출시하는 등 제품 다양화에도 힘쓰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스마트기기 액세서리 아이디어 공모전 ‘위노베이션 프로젝트’를 실시하며 스마트기기 액세서리 생태계 구축에도 나섰다.

공모를 통해 물의 수위를 측정하는 센서를 탑재해 사용자가 마신 물의 양과 빈도를 스마트기기로 알려주는 물병 '8Cups'나 스마트기기와 연동 가능한 유아교육용 자석 블록인 '위드 큐브'같이 실생활에 유용한 액세서리 아이디어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는 액세서리를 스마트기기 판매를 늘릴 수 있는 생태계 확장이라는 측면에서 보고 접근한다.

다양한 액세서리는 스마트기기의 재구매를 유발하는 원인이 되기도 하기 때문에 액세서리 전문 제조업체에만 맡기는 것은 무리라는 입장을 보인다.

삼성전자는 특히 기능성 액세서리류의 경우 품질 확보 차원에서라도 제조사의 참여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 삼성전자가 공들이는 기능성 액세서리

삼성전자가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기능성 악세서리는 사물인터넷과 밀접한 웨어러블 기기들이다. 스마트밴드부터 가장현실기기인 기어VR에 이르기 까지 모두가 삼성전자 스마트폰과 연동해 사용해야 하는 기능성 액세서리다.

사물인터넷을 성장동력으로 꼽고있는 삼성전자로서는 웨어러블 기기가 더욱 중요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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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 기어VR
기어VR의 경우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한 최초의 가상현실기기다. 기어VR을 착용하면 3차원(3D) 와이드뷰와 360도 뷰를 경험할 수 있다.

기어VR을 이용하려면 삼성 갤럭시노트4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 갤럭시노트4를 기어VR에 끼우면 기어VR에 포함된 통합형 터치패드와 트래킹 센서를 활용해 가상현실을 체험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14'에서 기어VR을 처음 공개했고 지난해 10월 유럽에서 예약판매에 들어갔다.

지난달 미국에서 ‘기어VR 이노베이터 에디션’ 판매에 들어갔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말 가상현실 컨텐츠서비스 밀크VR 서비스를 출시하며 기어VR의 콘텐츠 보강에 나섰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