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이수만 SM 회장 향해 칼 겨누다  
▲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회장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회장을 향해 국세청이 칼을 들이댔다. 해외에서 번 돈을 누락해 탈세를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회장은 적극 부인하고 있지만 파장이 만만찮을 것으로 보인다.

20일 국세청과 SM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서울지방국세청 조사요원 30여 명이 지난 8일 서울 강남구 SM엔터테인먼트 본사에 투입돼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이번 조사를 맡은 서울지방국세청 국제거래조사국은 재벌총수나 기업 등의 해외탈세를 전문적으로 조사하는 곳이다.

국세기본법에 따르면 정기 세무조사의 경우 해당회사에 조사 10일 전에 사전통지해야 한다. 하지만 이번 SM처럼 당일에 통지하고 세무조사에 들어가는 것은 정기 세무조사 스타일이 아니다. 증거인멸 우려를 막기 위한 신속한 조사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국세청은 SM의 연예인들이 해외진출 과정에서 수백억 원대의 소득을 제대로 신고하지 않고 빼돌린 의혹에 대해 집중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업계에서 이 회장이 페이퍼컴퍼니(서류상 회사)를 미리 만들어 공연 수입금을 은닉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왔다.

SM은 음반산업에서 독보적인 존재다. 해외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그룹 '인피니트' 등이 소속된 울림엔터테인트를 합병하고 방송과 공연제작을 하는 자회사 SM C&C를 설립하는 등 최근 몸집을 불려왔다. 업계 2위인 YG엔터테인먼트보다 매출이 2배 가량 많다.

특히 콘서트 위주로 벌어들이는 해외수입이 막대하다. 최근 SM을 비롯한 연예기획사들은 한계가 있는 내수시장보다 해외시장에 주력하고 있다.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소녀시대' '샤이니' 등 SM 소속 한류그룹들은 국내보다 해외에서 활동하는 기간이 길다.

SM의 지난해 매출액 2687억 원 중에서 해외매출은 1150억원으로 42%나 차지한다. 일본에서 73%가 발생했다. SM은 현재 일본, 미국, 중국, 홍콩에 계열사 4개를 두고 있다. 이들의 하위 종속기업까지 포함하면 총 11개의 해외법인이 있다. 주요 매출은 일본법인에서 800억원 이상, 홍콩법인에서 500억원 이상이 나오고 있다. 이 회장의 역외탈세 혐의가 사실로 밝혀지면 11개 해외법인의 신뢰도에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

SM 측은 공식보도 자료를 통해 “SM의 역외탈세 등 관련 내용은 사실무근이며 지난 2009년의 세무조사에 이은 정기 세무조사”라고 밝혔다. 이 회사는 "근거 없는 소문에 의한 추측보도는 자제해 주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이번 조사로 한류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한 관계자는 "SM의 탈세가 드러나 활동이 위축될 경우 K팝 콘서트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나올 것이고 자연스럽게 해외 콘서트도 위축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SM 최대 주주는 이 회장이다. 그는 최근 음반 프로듀싱에만 주력하고 있다. 회사경영은 전문 CEO인 김영민 대표가 맡고 있다. SM은 오는 21일 주총을 연다. 이 회장이 입장을 밝힐지 주목된다.

이 회장은 지난 2002년 검찰이 대대적으로 연예계 비리 수사를 할 때도 표적이 됐다. 당시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는 '성상납 비리 의혹'을 수사했다. 1년이 넘는 수사 끝에 서세원씨와 함께 해외도피까지 했던 이수만 회장을 구속했다. 이 회장은 2004년 9월 재판결과 횡령혐의 등 공소사실이 모두 유죄로 인정됐다.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이 회장은 SM의 지분 가치 평가액만 1866억여 원이나 되는 SM의 1대 주주다. 또 최근 연예계 빌딩부자 순위에서도 빌딩가치가 190억원으로 1위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