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노조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한국 차량의 미국 수출이 어려워지면 미국의 현대차 공장이 먼저 폐쇄된다며 무역확장법 232조 적용에서 한국차를 제외해달라고 요청했다. 

하부영 현대차 노조위원장은 12일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내는 보도자료'를 통해 "미국이 수입차 관세를 높여 현대차가 미국 판매에 타격을 받으면 노사 단체협약에 따라 한국 공장보다 미국 앨라배마 공장이 먼저 문을 닫게 된다"고 밝혔다. 
 
현대차 노조 “무역확장법 232조 적용되면 미국공장 먼저 문닫아”

▲ 하부영 현대자동차 노조위원장.


하 위원장은 “현대차 단체협약 제42조 8항은 ‘국내외 자동차시장에서 판매 부진이 계속돼 공장 폐쇄가 불가피하면 해외 공장의 우선 폐쇄를 원칙으로 한다’고 돼 있다”며 “미국 수출이 어려워져 경영이 악화하면 앨라배마 공장이 먼저 폐쇄돼 2만여 명의 미국 노동자들이 우선 해고 위험에 빠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 위원장은 미국이 한국 수입차에 무역확장법 232조를 적용하는 것은 ‘이중 패널티’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날 보도자료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에 전적으로 불리한 한미 자유무역협정 재협상에 이어 무역확장법 232조 적용으로 한국차에 이중 패널티를 주는 것”이라며 “한국과 미국의 오랜 동맹의 역사에 금이 갈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올해 초 한미 자유무역협정 재협정을 통해 한국산 픽업트럭에 부과하는 25% 관세 철폐 시점을 기존 2021년에서 2041년으로 미뤘는데 무역확장법 232조가 적용되면 또 다시 최대 25%의 관세가 붙게 돼 관세가 이중으로 부과된다는 것이다.

하 위원장은 “한미 자유무역협정 재협상으로 한국산 픽업트럭은 23년 뒤에야 미국에 진출할 수 있기 때문에 사실상 픽업트럭 미국 수출은 반영구적으로 봉쇄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를 근거로 하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자동차에 예외를 둘 것을 요청했다. 

그는 “한미 자유무역협상 재협상으로 한국 자동차산업은 이미 미국 수출에 타격을 받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