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필의 대명사 ‘몽블랑’이 스마트워치를 내놓고 웨어러블 시장에 뛰어든다.
몽블랑은 100년이 넘게 만년필과 시계를 만들어온 독일의 전통 명품기업인데 IT가 주도하는 소비시장의 ‘대세’에 무릎을 꿇은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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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몽블랑 스마트워치 |
웨어러블 시장은 삼성전자나 애플 등 IT기업은 물론이고 태그호이어 등 명품 시계업체들까지 속속 가세해 경쟁이 더욱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몽블랑이 오는 6월 스마트워치를 출시한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21일 보도했다.
몽블랑이 출시를 준비중인 스마트워치는 ‘타임워커 어반 스피드 이-스트랩’(TimeWalker Urban Speed e-Strap)으로 가격은 2990유로(377만 원) 정도다.
몽블랑이 인터넷 연결기능을 갖춘 시계를 내놓는 것은 처음이다.
타임워커는 스위스의 전통적 기계식 시계와 시곗줄을 결합한 제품인데 시곗줄을 통해 사용자의 활동량이나 소비열량 등을 측정할 수 있다. 또 스마트폰 메시지 수신 알림기능도 갖췄다.
전면은 일반적 시계와 유사하나 반대쪽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가 부착돼 스마트시계의 기능을 하고 있다.
0.9인치 OLED 디스플레이는 해상도 128×36로 아이폰과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과 연동된다. 전화, 문자, 달력,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이메일, 운동량 측정 등 스마트시계의 기본 기능을 대부분 갖췄다.
제롬 램버트 몽블랑 CEO는 “웨어러블 기술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기계식 시계의 아름다움도 누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몽블랑이 스마트워치 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만년필 사업 부문의 부진을 타개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몽블랑은 1906년 세워진 독일기업으로 장인정신을 바탕으로 한 기술력으로 세계적 명성을 얻었다. 만년필 한 자루를 만드는 데만 평균 20~40년 경력을 지난 베테랑 직원들이 6주 이상의 시간을 들여 150여 개의 생산공정 단계를 거쳐 만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몽블랑 만년필은 영국의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나 미국 존 F 케네디 대통령 등 수많은 명사들과 함께 하며 역사적 순간을 만드는 데 빠지지 않았지만 디지털시대에 접어들면서 사양길에 접어들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몽블랑의 모회사인 리치몬드의 총매출 106억5천만 유로 가운데 몽블랑의 매출은 약 7% 정도에 머물고 있으며 만년필 수요도 지난 5년 동안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몽블랑의 매출도 2013년 4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회계연도 집계결과 5% 하락했다. 램버트 CEO는 2013년 7월 취임해 디지털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자구책을 마련하기 위해 애써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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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롬 램버트 몽블랑 CEO |
스마트워치 출시는 처음이지만 이미 IT기술을 제품에 접목하는 시도를 했다. 몽블랑은 만년필에 IT기술을 적용해 스타일러스 펜인 ‘스타워커’를 선보였다. 이 제품은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갤럭시 제품군과 연동된다.
램버트 CEO는 “우리의 사업 계획은 이제 막 실행되기 시작됐다”면서 “틀림없이 사업 개선세가 유지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스마트워치는 IT업체뿐 아니라 명품 패션 및 시계업체들까지 가세해 다채로운 제품이 쏟아져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스위스 명품브랜드 태그호이어와 게스워치 등 패션브랜드도 스마트워치 시장 출격채비를 마쳤다.
웨어러블 기기 시장은 2020년까지 연평균 16.4%의 높은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특히 스마트워치가 스마트폰업체들의 실적개선을 위한 마지막 성장기회가 될 것으로 본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