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전 충청남 도지사의 대선 경선캠프에서 김지은씨와 함께 일했던 구모씨가 재판에서 안 전 지사의 해외 출장 당시 김씨가 힘들어했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조병구 부장판사) 심리로 9일 열린 안 전 지사 3차 공판에서 2017년 안 전 지사의 대선 경선캠프에서 자원봉사자로 일하며 고소인 김지은씨와 가깝게 지냈던 구모씨가 검찰 측 증인으로 나왔다.
▲ 수행비서 성폭력 의혹으로 재판 중인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9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3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
구씨는 3월5일 김씨의 최초 폭로 직후 캠프 동료들과 함께 '김지은과 함께하는 사람들'이라는 명의로 캠프 내 다른 성폭력 의혹 등을 제기한 인물이다.
구씨는 대선 경선캠프 당시 핵심 멤버들의 이름을 나열하며 조직 내 의사결정 구조가 상명하복 구조로 경직된 분위기였고 내부에서 물리적 폭력이나 성희롱이 발생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캠프 자원봉사자로서 불만을 말했다가 나가라고 하면 나갈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문제를 제기하기 어려웠다”며 “캠프에 있던 사람들이 충남도청 정무팀으로 다수 옮겨간 만큼 정무팀도 캠프처럼 수직적 분위기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씨는 김씨와 자주 연락하며 가깝게 지냈는데 김 씨가 안 전 지사와 러시아와 스위스로 출장 갔을 무렵 연락해 힘들다는 얘기를 했고 2017년 11월부터는 정신과 진료가 필요해 보일 만큼 상태가 안 좋아 보였다고 증언했다.
검찰의 공소사실에는 안 전 지사가 러시아와 스위스 출장에서 김씨를 성폭행했다는 혐의도 들어 있다.
이에 안 전 지사 변호인은 반대신문에서 "김씨의 개인 휴대전화 통화기록에는 러시아와 스위스 출장에서 구씨와 통화한 내용이 없다"며 정확히 어떻게 연락한 것인지 물었다. 이에 구씨는 "통화, 메신저 등 어떤 형태였는지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구씨는 김씨를 두고 "제가 들어온 이후 홍보팀으로 들어오게 돼 알게 됐다"며 "일의 노예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성실한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안 전 지사는 증인석 대신 재판부 쪽으로 몸을 돌린 채 신문내용을 들었다.
안 전 지사가 법원에 출석할 때는 "가해사실 인정하라" 등 구호를 외치는 여성단체 회원들을 한 번 잠시 바라본 다음 말없이 법정으로 향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