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조선3사가 러시아의 부유식 LNG저장설비 발주를 목이 빼지게 기다리고 있다.

3일 조선해운 전문매체 트레이드윈즈에 따르면 러시아 최대 가스회사인 노바텍이 일본 선사인 MOL 등과 손잡고 세계 최대 규모의 부유식 LNG(액화천연가스)저장설비(FSU) 발주를 추진하고 있다. 부유식 LNG저장설비는 저장탱크의 역할을 맡는 배를 말한다. 
 
조선3사, 러시아 세계 최대 LNG저장선박 발주만 목빠지게 기다려

▲ (왼쪽부터)강환구 현대중공업 대표이사 사장,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대표이사 사장, 남준우 삼성중공업 대표이사 사장.


이번 부유식 LNG저장설비는 세계 최대 규모인 만큼 이를 수주하면 기술력을 입증할 기회가 될 수 있을 뿐 아니라 수익성 좋은 일감을 확보하는 효과도 볼 수 있어 조선3사로서는 놓칠 수 없다.
 
트레이드윈즈는 “부유식 LNG저장설비 규모가 약 35만㎥이 될 수도 있다”며 “노바텍 등 러시아 발주처는 부유식 LNG저장설비가 17만2600㎥급 LNG운반선 2척에서 실어오는 LNG를 처리할 수 있는 크기를 원하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이렇게 되면 이번 부유식 LNG저장설비는 기존 LNG운반선을 개조하는 방식이 아니라 완전히 새로 건조하는 방식으로 발주될 수밖에 없다고 트레이드윈즈는 바라봤다. 

부유식 LNG저장설비는 LNG운반선과 부유식 LNG저장·재기화설비(LNG-FSRU)의 중간단계로 볼 수 있어 LNG운반선을 개조하는 방식으로도 건조될 수 있다. 

하지만 세계에서 가장 큰 LNG운반선은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26만6천㎥급이고 세계 최대 부유식 LNG저장·재기화설비도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26만㎥급이기 때문에 기존 선박을 개조해서는 노바텍이 원하는 기준에 맞출 수가 없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조선3사는 노바텍의 부유식 LNG저장설비 발주에 목을 맬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의 부유식 LNG저장설비를 수주한다면 세계 최대 규모의 LNG 관련 선박을 건조했다는 점에서 선사들의 이목을 끌 수 있을 만한 건조실적을 확보하게 된다. 발주처들이 선박을 발주할 때 건조실적을 중요하게 여긴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부유식 LNG저장설비는 결코 놓칠 수 없는 일감이다. 

조선3사가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수주 가능성이 높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조선3사가 LNG운반선은 물론 부유식 LNG저장·재기화설비부문에서 압도적 기술력을 갖추고 있어 이번 부유식 LNG저장설비도 건조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며 "부유식 LNG저장설비가 흔히 발주되는 일감이 아니라서 건조실적이 많지 않더라도 조선3사의 기술력이 뒤쳐지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부유식 LNG저장설비는 계약금 규모도 크고 수익성도 좋을 것으로 전망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17만㎥급 부유식 LNG저장·재기화설비 가격이 최근 척당 2억 달러 안팎에서 형성돼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35만㎥ 부유식 LNG저장설비의 건조가격은 이보다 훨씬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3사는 LNG운반선이나 부유식 LNG저장·재기화설비의 영업이익률이 5%를 넘는 것으로 파악되는데 이는 초대형 컨테이너선이나 초대형 원유운반선 등 다른 주력 선박 종류와 비교해 높은 편이다. 

조선3사 가운데 특히 대우조선해양이 이번 수주전에서 앞서갈 가능성이 떠오른다. 

대우조선해양은 2016년 2월 캐나다 선사 티케이로부터 2015년 수주했던 LNG운반선을 부유식 LNG저장설비로 업그레이드해 건조하는 계약을 맺는 등 부유식 LNG저장설비를 건조해본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박무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대우조선해양이 LNG운반선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며 “주요 LNG 관련 선박 선주들도 대우조선해양을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조선업계에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