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준의 LG전자, 4분기 실적 부정적 전망 늘어  
▲ 구본준 LG전자 부회장

LG전자가 지난해 4분기에도 실적 개선 흐름을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LG전자 실적발표는 이달 말로 예정돼 있다.

증권가 전망은 영업이익 3천억 원을 기준으로 나뉜다. 4분기 전망치에 부합하는 실적을 낼 것이라는 낙관론과 신제품 출시효과 종료 등 악재가 겹치며 예상치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비관론이 맞선다.

LG디스플레이와 LG이노텍 등 다른 전자 계열사들은 대체로 좋은 실적을 낼 것이라는 전망이 주를 이루고 있어 전자계열사 ‘맏형’과 ‘동생’들의 희비가 엇갈릴 수도 있다.

◆ LG전자 4분기 영업이익 3천억 원 넘기나

19일 LG전자에 따르면 이달 29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2014년 4분기 경영실적 발표 및 2015년 연간전망 설명회가 열린다.

국내 증권사들은 LG전자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직전분기보다 줄어들겠지만 2013년 4분기와 비교해 개선될 것으로 점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국내 주요 증권사들의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3023억 원이다. 2013년 4분기보다 26.96% 많지만 지난해 3분기보다 34.47% 적다.

하나대투증권은 지난달 3일 보고서에서 영업이익을 3871억 원으로 전망하며 국내 증권사 중 가장 높은 실적전망치를 내놓았다. 신한금융투자는 지난 12일 이보다 낮은 3230억 원을 예상했다.

하지만 최근 LG전자의 실적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시장 기대치에 못 미치는 2천억 원대 영업이익을 예상하는 곳이 더 많아지고 있다.

우리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 삼성증권, 현대증권 등은 2500억~2900억 원 대의 영업이익을 예상했다. 평균 전망치보다 100억~500억 원 적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 4612억 원보다 절반 이상 줄어든 2000억 원대 초반을 점쳤다.

이에 따라 LG전자의 목표주가를 내리는 증권사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리포트를 낸 23개 증권사 중 9 곳이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이 기간 HMC투자증권만이 목표주가를 올렸다.

◆ 스마트폰과 TV가 부진 원인으로 지목돼

증권사들이 LG전자 4분기 실적 전망치를 낮게 보는 가장 큰 이유는 스마트폰과 TV 등 주력사업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LG전자의 TV사업은 패널가격 상승에 따른 원가 경쟁력 악화가 점쳐진다. 여기에 4분기 TV 성수기를 노린 경쟁 업체들의 가격경쟁 심화까지 겹쳐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강봉우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홈엔터테인먼트(HE)사업본부의 4분기 TV 판매량은 3분기보다 20% 정도 늘어난 922만 대로 추정된다”며 “하지만 패널가격 상승 등 일회성 요인으로 영업마진은 전망보다 하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마트폰사업을 담당하는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사업본부는 ‘G3’ 출시효과 종료에 따른 판매감소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와 애플 등 경쟁사들이 4분기 신제품을 출시한 반면 LG전자는 아직 G3의 후속 모델을 공개하지 않았다.

김동원 현대증권 연구원은 “4분기 MC사업본부의 영업이익률은 전분기(3.9%)보다 하락한 2.1%로 예상된다”며 “1분기 이후 G플렉스2와 G4 등 신제품 라인업이 확대되면 실적개선이 가능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LG전자에 불리한 환율도 실적부진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LG전자는 매출이 38개 현지 통화로 발생하고 신흥국 매출 비중이 높은 편”이라며 “신훙국 통화가 최근 급속도로 약세를 보임에 따라 TV와 가전사업부 중심으로 수익성이 악화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 전자계열사 ‘동생’들은 실적 기대감 커져

LG전자에 대한 실적 우려가 나오는 반면 LG디스플레이와 LG이노텍 등 다른 전자계열사들은 지난해 4분기 좋은 실적을 기록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구본준의 LG전자, 4분기 실적 부정적 전망 늘어  
▲ 한상범 LG디스플레이 사장
LG디스플레이는 4분기 영업이익 6천억 원 고지 돌파를 넘보고 있다.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영업이익 전망치는 6264억 원으로 직전분기보다 32.12%, 2013년 4분기보다 143% 넘게 늘어날 것으로 점쳐진다.

어규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의 4분기 영업이익은 최근 4년래 최대실적에 해당한다”며 “패널 수요 증가 및 가격 상승세 유지, 아이폰 판매 효과, 애플 신제품 양산 본격화 등이 호재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LG전자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낮다는 점도 LG디스플레이 호실적의 원동력으로 지목된다. LG디스플레이의 LG전자 매출 비중은 약 30%로 경쟁사 삼성디스플레이의 절반 정도다.

LG이노텍은 4분기가 부품업체들의 계절적 비수기에 접어들면서 실적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에프앤가이드의 영업이익 전망치는 634억 원으로 지난해 3분기 1029억 원의 61% 수준이다.

다만 2013년 4분기와 비교할 때 영업이익이 119% 늘고 당기순이익이 흑자전환하는 만큼 선방한 실적이라는 평이 주를 이룬다.

임돌이 신영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LED 업황 악화라는 악재에도 불구하고 4분기 우호적 환율 여건을 바탕으로 양호한 실적을 낼 것”이라며 “4분기 영업이익은 652억 원을 기록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임 연구원은 애플 등 해외 주요고객이 ‘손 떨림 보정기술(OIS)’을 채용한 카메라 모듈 비중을 늘리면서 이에 따른 수익성 제고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LG이노텍과 LG디스플레이는 각각 이달 27일과 28일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비즈니스포스트 이민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