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의 실적발표를 앞두고 증권사들의 실적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22일, 기아자동차는 23일 각각 실적을 발표한다.
◆ 현대차 4분기 영업이익 2조 원 넘을까
1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차의 지난해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전망치는 각각 23조216억 원과 2조102억 원이다. 2013년 4분기보다 매출은 4.94%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0.99% 감소했을 것으로 전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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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
하지만 현대차의 4분기 영업이익이 2조 원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KDB대우증권은 19일 현대차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저조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목표주가를 낮췄다.
박영호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4분기 매출은 23조 원, 영업이익은 1조9213억 원을 기록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목표주가를 종전 23만 원에서 21만5천 원으로 6.5% 하향조정했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4분기 글로벌 공장출고가 강세를 나타냈다”며 “이 때문에 출고 기준으로 지난해 연간사업계획을 뚜렷하게 상회하는 실적을 시현했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그러나 매출로 인식되는 도매판매와 소매판매 실적은 약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재고부담이 늘고, 실현수익 강세는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KDB대우증권은 올해 현대차의 성장이 더 둔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연구원은 “올해도 세단시장 성장 부진, RV(SUV 등)시장 호조세 등이 유지될 전망”이라며 “세단 판매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은 현대차에 우호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현대차의 세단 비중은 80%에 가까운 반면 RV 비중은 20%를 밑돈다.
박 연구원은 통상임금 판결을 놓고 “노동비용 상승부담이 떨어질 수 있지만 앞으로 노사협의체를 통한 별도 협의, 2015년 정기 임금협상, 추가 소송 진행에 따라 불안요인이 지속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유진투자증권도 이날 통상임금 판결이 현대차에 유리하게 나면서 인건비 부담이 완화된 점이 긍정적이라고 판단했다.
장문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판결로 추가 인건비는 최대 115억1천만 원이 들 것”이라며 “이는 2014년 예상 영업이익의 1.5% 수준이며 예상 최대 추가비용에 비해 그 영향은 미미하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판결로 단기 노사갈등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노조의 항소에 따른 법적 절차 장기화와 3월31일 예정된 임금개선위원회 논의에서 불리해진 노조가 강경대응할 우려가 존재한다”고 말했다.
◆ 기아차 영업이익 전망 계속 내려가
기아자동차의 4분기 실적 전망도 엇갈린다.
증권사들이 전망한 기아차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7018억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7.93% 증가한 수치다. 매출은 3.69% 늘어난 12조1010억 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KDB대우증권은 이날 기아차가 루블화 가치 하락 때문에 지난해 4분기 매출이 12조2천억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4.0% 늘지만 영업이익은 6201억 원으로 4.6%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대우증권은 “적어도 올해 1분기까지 루블화 약세 등이 영업실적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영증권도 지난 16일 기아차의 4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밑돌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7만5천 원에서 6만8천 원으로 하향조정했다.
이재일 신영증권 연구원은 “기아차의 4분기 매출은 11조7842억 원, 영업이익은 6435억 원으로 시장기대치를 밑돌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환율상승과 신차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지만 러시아 루블화 환율의 불안으로 적자폭이 커질 가능성이 생겼다”고 분석했다.
그는 “단기적으로 현대차 러시아 공장을 활용한 대응이 예상되지만 루블화 환율이 상승반전하지 않는 한 획기적 적자감소는 쉽지 않다”고 진단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