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하반기 출시를 앞둔 새 태블릿PC에 업무 활용성을 높일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하고 성능도 크게 높여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교육기관 등 기업대상 사업에 집중해 시장지배력을 높이고 있는 애플 ‘아이패드’ 시리즈에 맞서 태블릿시장에서 반등을 노리고 있다.
14일 전자전문매체 샘모바일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갤럭시탭S4’로 추정되는 새 태블릿PC를 8~9월 중 공개한 뒤 순차적으로 세계시장에 출시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샘모바일은 중국 부품업계에서 유출된 것으로 추정되는 제품 사진도 입수해 보도했다. 삼성전자 태블릿 최초로 ‘덱스’ 기능도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덱스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스마트폰 갤럭시S8에서 처음 선보였는데 스마트폰을 모니터와 키보드에 연결해 PC처럼 문서 작성 프로그램 등을 활용할 수 있는 기능이다.
하지만 실제로 스마트폰에서 업무를 보는 사용자가 많지 않아 시장 반응은 미미했다.
태블릿PC에 이 기능이 적용된다면 활용도를 훨씬 높일 수 있다. 사무실에서 모니터를 보며 일을 하다 태블릿을 그대로 들고 이동해 업무를 계속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탭S4에 케이스 형태의 키보드를 추가하고 퀄컴의 최신 고성능 프로세서도 탑재해 업무에 더 적합한 제품으로 변화를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퀄컴이 올해 출시한 최신 프로세서 ‘스냅드래곤845’는 휴대용 PC 수준의 높은 구동성능을 갖춰 처음으로 에이수스 등 업체의 윈도 운영체제 기반 노트북에도 적용됐다.
최근 퀄컴이 출시계획을 밝힌 ‘스냅드래곤850’은 아예 스마트폰이 아닌 노트북PC 전용으로 개발돼 성능이 더 높아졌다. 삼성전자가 갤럭시탭S4에 이 프로세서를 적용할 가능성도 높다.
최경식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부사장은 4일 퀄컴의 출시행사에서 “삼성전자는 모바일 중심의 생활 변화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며 “스냅드래곤850을 통한 퀄컴과 협력으로 사용자의 경험을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자전문매체 WCCF테크는 “삼성전자 새 태블릿은 애플 ‘아이패드프로’ 시리즈와 더 효과적으로 경쟁할 제품이 될 것”이라며 “이전작보다 많은 발전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WCCF테크는 업계에서 입수한 정보를 인용해 삼성전자가 갤럭시탭S4에 애플 아이패드프로와 같은 크기의 10.5인치 화면을 탑재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애플은 2015년부터 태블릿PC 아이패드 시리즈를 일반모델과 업무용의 고성능 아이패드프로 모델로 나누어 출시한 뒤 전 세계 태블릿시장에서 독주체제를 강화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IDC 조사 결과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해 4분기 전 세계 태블릿시장에서 약 27%의 점유율로 1위를 지켰다. 삼성전자는 애플과 아마존에 밀려 점유율 약 14%로 3위에 그쳤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태블릿시장에서 유독 점유율 확보에 고전하고 있다.
▲ 삼성전자 갤럭시탭S4 추정 제품 사진(왼쪽)과 애플 '아이패드프로'. |
소비자 교체주기가 길어 시장이 일찍 포화된 태블릿시장 특성상 일반 소비자보다 애플이 강점을 갖추고 있는 기업대상 사업분야에서 대부분의 신규 수요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IDC는 “태블릿PC 수요가 성장 중인 유일한 곳은 기업과 교육시장뿐”이라며 “애플 아이패드프로와 같은 업무 전용 태블릿의 중요도가 갈수록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팀 쿡 애플 CEO는 아이패드프로를 처음 출시할 때 “PC가 필요없는 세상을 만들겠다”며 태블릿을 업무용 기기로 강조했는데 이런 전략이 성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성능과 업무 활용성을 모두 개선한 새 태블릿으로 애플에 도전장을 내밀고 기업용 태블릿시장에서 수요 반등의 기회를 노릴 것으로 예상된다.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 대표이사 사장은 최근 갤럭시S9 출시행사에서 “기업 대상사업과 태블릿PC가 새 수익원이 될 수 있도록 수요 대응력을 강화해 성장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