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조은희 서초구청장, 정순균 강남구청장 후보, 박성수 송파구청장 후보. |
자유한국당이 보수진영의 텃밭으로 꼽히는 서울 서초구와 강남구, 송파구 등 이른바 강남3구에서 최소 2곳의 기초단체장을 더불어민주당에 내주게 될 것으로 보인다.
6·13 지방선거 기초단체장 개표 결과에서 정순균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강남구청장에, 박성수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송파구청장에 당선될 가능성이 유력하다.
14일 오전 1시20분 현재 강남구청장 선거(개표율 49.9%)에서 정순균 후보가 46.1%의 득표율로 1위, 송파구청장 선거(개표율 19.8%)에서 박성수 후보가 62.9%의 득표율로 1위를 달리고 있다.
강남구에서 보수진영 후보가 구청장에 오르지 못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자유한국당이 제1회 지방선거부터 굳건한 보수 지지층을 지켜내던 강남구를 내줄 가능성이 커졌다.
서초구를 제외한 서울 모든 지역구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구청장에 당선이 유력시되는 가운데 강남구에서도 큰 흐름을 거스르지 못했다.
자유한국당 소속 신연희 강남구청장이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구속수감돼 재판을 받고 있는 점도 강남구 민심 변화에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서초구청장 선거(개표율 19.8%)에서는 조은희 자유한국당 후보가 48.4%의 득표율로 이정근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2%포인트 차이로 앞서며 접전을 벌이고 있다.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연임에 성공하며 서울에서 유일한 보수진영 구청장으로 남게 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조 후보가 패하면 자유한국당은 서울시에서 1명의 구청장도 내지 못하는 참담한 성적표를 받아들게 된다.
송파구청장 선거에서 박성수 당선자는 강남3구 가운데 가장 큰 차이로 우위를 보이고 있다.
이런 분위기는 송파구(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도 반영됐다. 최재성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개표율 15.9%의 상황에서 57.3%의 득표율로 배현진 자유한국당 후보, 박종진 바른미래당 후보를 크게 앞서며 당선이 확실시 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서울 구청장 선거에서 압도적 승리를 거두는 것은 어느 정도 예정된 결과였지만 강남3구의 표심을 두고 전망이 엇갈렸다.
부동산대책에 상대적으로 민감하게 반응하는 강남3구에서 문재인 정부의 강도 높은 부동산대책이 여당 반대심리로 이어질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강남구와 서초구, 송파구는 모두 여당에 이전보다 눈에 띄게 높은 지지를 보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박원순 서울시장은 유세 마지막날인 12일까지 모두 네 차례 강남3구 지원유세에 나서며 특별히 공을 들였다.
박 시장은 강남3구 시장선거 득표율도 모두 1위를 달리고 있다. 제6회 지방선거에서 박 시장의 득표율이 서초구와 강남구에서 모두 정몽준 당시 새누리당 후보에 뒤처졌던 것과 대비된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박 시장은 강남3구에서 60% 이상 득표한다면 '강남스타일' 춤을 추겠다는 공약도 내걸었지만 득표율은 모두 이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심의 가늠자로 꼽히는 서울, 특히 보수층의 지지가 공고하던 강남3구의 표심마저 더불어민주당에 쏠리며 자유한국당의 위기는 한층 더 깊어지게 됐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