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가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지방선거 출구조사 결과와 관련한 견해를 밝힌 뒤 당사를 떠나기 위해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뉴시스> |
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가 패배의 쓴잔을 마셔 정치 입문 뒤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안 후보가 무엇으로 재기의 발판을 마련할지 주목된다.
안 후보는 13일 오후 10시30분 기준으로 득표율 17.1%를 얻어
박원순 더불어민주당 후보,
김문수 자유한국당 후보에 이어 3위를 달리고 있다.
방송3사 출구조사에서도 18.6%를 얻는 데 그쳤다.
안 후보는 2017년 대선 당시 서울에서 22.7%를 얻어 2위에 올랐다.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가 받은 7.3%를 더하면 바른미래당은 2017년 대선 당시 서울에서 30%가량을 얻었다.
하지만 안 후보는 서울에서 불과 2년 만에 그동안 쌓아놓은 지지의 절반 가까이를 잃은 셈이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안 후보 인생에서 2017년 대선에 이은 두 번째 선거 패배다. 이번 패배는 2017년 대선 때보다 안 후보에게 더욱 치명적이다.
안 후보는 2017년 대선 패배 이후 바로 주변의 만류에도 바로 당대표로 복귀하며 그만의 정치를 펼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당내의 거센 반발에도 국민의당을 쪼개며 바른정당과 합당을 밀어붙였고 서울시장 선거에 직접 출마하며 정치생명을 걸었다. 그렇지만 이번 지방선거에서 안 후보뿐 아니라 바른미래당도 존재감을 보이지 못했다.
정치권에서 안 후보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진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정치인이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면 재기가 불가능하다.
물론 안 후보가 보수 대통합 과정에 역할을 하며 재기의 발판을 마련할 가능성도 나온다.
안 후보는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서 사실상 범보수 후보를 자처했다. 유세 기간
김문수 자유한국당 후보와 단일화를 이야기했고 사전투표가 끝난 10일 이후에도
김문수 후보의 자진사퇴를 지속적으로 주장하며 보수세력 결집의 군불을 땠다.
그는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해서도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 비핵화)가 빠졌다는 점을 비판하며 우려를 표명했고 한미 군사훈련 등과 관련해서도 보수적 발언을 쏟아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참패하면서 보수세력의 새 판 짜기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안 후보가 일정 부분 역할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열릴 수 있는 셈이다.
안 후보는 13일 출구조사 결과가 나온 뒤 여의도 당사에서 “서울시민의 준엄한 선택을 존중하며 겸허히 받들겠다”며 “무엇이 부족했고 무엇을 채워야 할지, 이 시대에 제게 주어진 소임이 무엇인지 깊게 고민한 뒤 따로 말씀드릴 기회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