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다시 한번 내우외환의 위기에 처했다.
방송을 통해 조양호 회장 일가의 전횡이 드러나면서 오너 일가의 도덕성이 도마 위에 오른 데다 가수 바비킴의 기내난동 사건으로 대한항공의 허술한 발권시스템에 대한 문제제기도 나오고 있다.
대한항공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구속으로 마무리되는 것처럼 보였던 대한항공 사건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자 전전긍긍하고 있다.
◆ 수면 위로 떠오른 오너 일가 도덕성
조현아 사건으로 조양호 회장 일가는 법적 문제를 넘어 도덕성에서도 큰 타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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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
SBS ‘그것이 알고싶다’는 지난 10일 대한항공 전현직 승무원들이 한진그룹 오너 일가에 대해 증언한 내용을 내보냈다.
방송에서 사건의 당사자인 박창진 대한항공 사무장은 검찰조사 당시 대한항공 임원들에게 회유를 당했다고 밝혔다.
박창진 사무장은 특히 사건을 함께 겪은 여승무원들이 회사가 요구하는 대로 진술하면 조양호 회장이 주주로 있는 대학의 교수로 보내주겠다는 약속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폭로해 시청자들의 공분을 샀다.
또 사건의 제보자가 제공한 녹음파일도 방송에서 공개됐다. 이 파일에 “어떤 이유를 대서라도 조현아 부사장의 책임을 최소화해야 한다”며 승무원들을 회유하는 대한항공 관계자들과 국토부 조사관들의 목소리가 담겨 있다.
방송에서 조양호 회장 일가의 폭언과 폭설에 대한 증언도 여러 차례 나왔다.
방송에 나온 대한항공 전현직 승무원들은 조 회장 일가가 승무원들에게 일상적으로 폭언과 폭설을 일삼았다고 폭로했다.
한 전직 여승무원은 “비일비재한 일인데 뉴스에 왜 나왔나 했다”며 “로열패밀리가 탄다고 하면 공포 그 자체”라고 증언했다. 다른 전직 승무원은 오너 일가가 한 승무원의 얼굴이 마음에 안든다는 이유로 무릎을 꿇고 사과시킨 일화를 밝히기도 했다.
◆ 대한항공 발권시스템도 허술
최근 있었던 가수 바비킴의 기내난동 사건도 초반과 달리 대한항공에게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바비킴은 지난 7일 대한항공 직원의 실수로 자신이 예약한 비즈니스석 대신 다른 사람이 예약한 이코노미석 탑승권을 발권받았다. 자신의 영문이름인 ‘KIM ROBERT DO KYUN’ 대신 승객 명단에 들어 있던 ‘KIM ROBERT’라는 사람의 이름으로 탑승권을 받은 것이다.
바비킴은 비행기에 오른 뒤 자리를 옮겨줄 것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와인을 마시고 취한 상태에서 기내에서 난동을 부리고 여승무원을 성희롱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하지만 대한항공은 처음에 발권실수를 밝히지 않았다가 바비킴이 “대한항공의 발권실수로 기분이 상해 와인을 마셨다”고 말한 뒤에야 발권에 문제가 있었다는 점을 시인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영문 이름이 긴 경우 항공권에 중간까지만 적혀 있는 경우가 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동명이인에 대한 확인이 제대로 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대한항공의 발권 시스템에 대한 문제제기가 이어졌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