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 총수 일가가 갑횡포를 비롯한 여러 불법행위를 저지른 혐의로 4일 줄줄이 조사를 받는다.

조양호 회장의 아내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은 폭행 및 폭언 혐의, 장녀 조현아 전 칼호텔네트워크 사장은 밀수 및 탈세 혐의, 장남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은 인하대 부정 편입학 의혹을 각각 받고 있다.
 
한진그룹 오너일가 '치욕의 날', 이명희 조현아 조원태 4일 조사

▲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


이명희 전 이사장은 4일 오전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출석한다. 

서울중앙지법 박범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0시30분 이 전 이사장의 폭력, 폭언 등 혐의를 놓고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한다. 이 전 이사장의 구속 여부는 이르면 이날 오후나 5일 새벽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 전 이사장은 2011년 8월부터 올해 3월까지 자택 경비원 등 11명을 상대로 24차례 폭언과 폭행 등을 해 피해를 입힌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5월28일과 5월30일 두 차례에 걸쳐 이 전 이사장을 불러 혐의 내용을 조사했다. 그 뒤 경찰은 “피의자가 사회적 약자인 피해자들에게 상습적으로 폭행과 모욕, 상해를 가해놓고도 범행이 기억나지 않는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고 피해자들을 회유해 말을 맞추거나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에 검찰은 5월31일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운전자 폭행, 특수상해, 상습폭행, 업무방해, 모욕 등 혐의를 적용해 이 전 이사장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조현아 전 사장은 4일 관세청 인천본부세관에 출석해 밀수와 탈세 혐의에 관한 조사를 받는다.

관세청 인천본부세관은 이날 오전 10시 조 전 사장을 불러 해외에서 물품을 들여온 경위와 위법 여부를 조사하기로 했다. 

조 전 사장은 해외에서 산 개인물품의 관세를 내지 않고 대한항공 항공기 등을 이용해 몰래 국내로 들여온 혐의를 받고 있다.

인천본부세관은 5월21일 경기 고양시 일산의 대한항공 협력업체와 직원 자택을 압수수색해 밀수품으로 의심되는 2.5t가량의 물품을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원태 사장은 인하대에 부정편입한 의혹으로 4일 교육부의 조사를 받는다. 

교육부는 4일과 5일 이틀 동안 조사관 5명을 인하대에 파견해 1998년 조 사장의 인하대 부정편입 의혹 등을 살핀다. 

조 사장은 미국 2년제 대학의 졸업 요건인 60학점, 평점 2.0에 못 미치는 33학점, 평점 1.67을 이수했다. 이후 1997년 인하대에서 21학점을 추가로 취득하고 1998년 인하대 3학년으로 편입한 의혹을 받고 있다. 

인하대 학칙에 따르면 3학년 편입 대상은 국내외 4년제 대학 2년 과정 이상 수료 및 졸업예정자나 전문대 졸업(예정자)자다. 

교육부는 1998년 당시 조 사장의 부정 편입 의혹을 조사하고 부정편입이라는 결론을 내렸으나 대학 측에 편입 취소를 요구하지는 않고 재단 측에 관계자 징계만 요구했다.

교육부는 이번 조사에서 1998년 편입학 관련 서류들을 다시 검토하고 최근 인하대의 편입학 운영에 관한 내용들도 조사하기로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