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국민은행장이 KB생명보험을 비은행사업의 핵심 계열사로 키우기 위해 밑작업에 들어갔다.
윤 회장은 KB생명에 보험 전문가인 외부인사를 2명을 영입해 사장과 부사장을 맡겼다. 다른 계열사 인사에서 내부인사를 중용했던 것과 차이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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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국민은행장 |
LIG손해보험 인수를 통해 KB생명의 영업망을 강화하고 시너지를 키우려는 것으로 보인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윤 회장은 9일 계열사 임원인사에서 KB생명 경영진 구성을 끝마쳤다. 김세민 전 알리안츠생명 부사장이 이번 인사를 통해 KB생명의 새 부사장으로 영입됐다. KB금융 출신 상무 2명도 KB생명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김 부사장은 푸르덴셜생명과 하나HSBC생명을 거쳐 알리안츠생명에서 부사장을 맡은 보험영업 전문가다. 이병용 전 KB국민은행 자산관리사업본부 상무와 이동철 전 KB금융 상무도 각각 상품신탁과 전략기획능력을 인정받아 KB생명 부사장이 됐다.
지난해 30일 임명된 신용길 KB생명 사장도 김 부사장처럼 외부에서 영입된 보험 전문인사다.
신 사장은 교보생명 법인고객본부장과 총괄운영지원담당 상무를 거쳐 대외협력담당 사장을 지냈다. 20년 이상 보험업계에서 일했으며 생명보험협회장 후보로도 이름이 오르내렸다.
윤 회장은 LIG손해보험과 시너지를 키우기 위해 KB생명에 외부 전문가를 보강했다. 윤 회장은 지난달 직원들에게 보내는 메시지에서 “KB금융 계열사와 LIG손해보험의 시너지를 극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B생명은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총자산 7조5529억 원으로 25개 생명보험회사 가운데 16위다.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은 59억 원으로 KB금융 전체 순이익 4562억 원의 1.3%에 불과하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KB생명이 국민은행을 통해 보험을 파는 방카슈랑스가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7.2%로 지나치게 컸다고 본다. 보험설계사로 대표되는 대면영업망이 생명보험업계 전체 수입의 98%를 차지하는데 전속설계사가 453명뿐이라는 한계도 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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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용길 신임 KB생명보험 사장 |
신 사장은 지난 2일 취임하면서 “KB생명에 총력영업지원체계를 구축해 KB금융의 위상에 걸맞은 회사로 성장하겠다”고 밝혔다. LIG손해보험의 방대한 설계사 영업망과 협력해 KB생명을 비은행 핵심계열사 중 하나로 끌어올리겠다는 복안인 셈이다.
LIG손해보험은 설계사가 1만6천여 명에 이른다. KB생명은 보험업법상 손해보험 설계사가 생명보험회사 상품 1개를 같이 판매할 수 있는 점을 이용해 교차판매 규모를 키울 것으로 보인다. LIG손해보험 설계사가 자동차보험과 KB생명 연금보험을 함께 파는 방식이다.
KB생명 관계자는 “그동안 취약했던 보험설계사 채널을 늘리는 것에 더해 LIG손해보험의 보험 판매방식을 배울 기회를 얻었다”며 “다양한 상품을 묶어 여러 채널로 판매해서 수익성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KB생명은 장기적으로 시장점유율을 늘려 생명보험업계 10위권 안에 들겠다는 목표도 세워놓았다. KB금융은 지난해 말 조직개편에서 마케팅기획부를 만들어 KB생명 등 비은행계열사의 영업을 지원하기로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KB금융은 전체 수익에서 국민은행 비중이 지나치게 높은 반면 유일한 보험계열사였던 KB생명이 제대로 성장하지 못했다”며 “윤 회장이 모든 계열사의 시너지를 키우기 위해 마케팅기획부를 만든 만큼 KB생명이 주요 수혜대상이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