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등 한진그룹 오너일가의 횡령·배임 등 혐의를 놓고 수사망을 좁히고 있다.
조 회장이 대한항공 경영을 놓고 조만간 결단을 할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1일 재계에 따르면 검찰에서 상속세 탈루나 횡령·배임 등 혐의를 놓고 본격 수사에 들어간 만큼 조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계속 자리를 유지하는 데 더욱 부담을 안게 됐다.
경찰과 관세청, 국토교통부, 공정거래위원회, 국세청, 농림축산검역본부, 법무부, 고용노동부, 보건복지부 등 정부기관에 더해 기소권을 가진 검찰까지 조 회장 등 한진그룹 오너일가를 압박하고 나섰다.
검찰은 5월31일 서울 강서구의 대한항공 본사를 압수수색해 상자 5개 분량의 전산과 회계자료를 압수했다.
또 5월25일 트리온무역과 미호인터내셔널 등 대한항공 관계사 10여 곳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조 회장 등 한진그룹 오너일가의 비자금 조성 혐의를 정조준하고 있다.
조 회장이 정부 수사기관으로부터 받는 압박 강도가 계속 높아지고 있는 만큼 대한한공 경영을 놓고 결단을 할 수 있다는 시각도 넓어지고 있다.
우선
조원태 대한항공 대표이사 사장이 조 회장을 대신해 사태수습에 전면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조 사장이 갑횡포나 비리의혹의 재발방지나 조 회장 퇴진 등을 뼈대로 하는 대한항공 경영쇄신안을 들고 나와 대한항공 내부 분위기를 잡고 국면전환을 꾀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조 회장은 4월22일 사과문을 통해 “이사회 중심 경영을 강화할 것”이라며 “대한항공에 부회장을 도입해 석태수 대한항공 부회장을 보임하겠다”고 말했다.
이런 조 회장의 발언이 조 회장의 이선후퇴와 조 사장의 일선배치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조 사장은 한진그룹 오너 3세 가운데 유일하게 한진그룹 경영에서 직책을 유지하고 있으며 대한항공 이사회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조 회장이 전문경영인을 대한항공 대표이사에 선임할 수 있다는 관측도 일각에서 나온다.
대한항공 직원들이 오너경영 자체에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는 만큼 조 회장과 조 사장은 지주회사 투자업무에 집중하고 대한항공은 전문경영인을 내세울 수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 우기홍 대한항공 대표이사 부사장이나 석태수 부회장이 그런 역할을 맡을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우 대표는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재무전문가로 애초 대한항공 각자 대표이사와 경영전략본부장을 맡고 있다.
하지만 석 부회장이나 우 대표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만큼 전문경영인으로 나서더라도 이번 사태를 수습하는 데 한계를 보일 수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오너일가와 관련된 의혹들을 놓고 아직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며 “사실로 밝혀진 게 없는 만큼 경영체제를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