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통상이 자체 SPA 브랜드 ‘탑텐’에 과도하게 투자를 하면서 재무구조 악화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탑텐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기업인 신성통상이 2012년 야심차게 내놓은 자체 브랜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신선통상이 자체 브랜드 탑텐을 출시한 뒤 맹렬히 매장을 확대한 탓에 후유증을 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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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염태순 신성통상 회장 |
신성통상은 갭과 아베크롬비 등의 의류를 생산해 왔다. OEM기업은 주문생산을 받는 입장이기 때문에 싼 가격에 제품을 팔 수 밖에 없다. 그런데 같은 제품에 브랜드를 달아 팔면 3~4배 높은 가격을 책정할 수 있다.
신성통상은 탑텐의 적극적 할인 마케팅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을 늘렸다.
신성통상은 2014년 7~9월 매출 2041억 원, 영업이익 80억 원을 기록했다. 2013년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1951억 원)이 늘었고 영업이익(20억 원)도 4배로 뛰었다.
문제는 차입금도 늘었다는 점이다.
탑텐을 론칭하기 전인 2011년 신성통상의 차입금은 1800억 원이었다. 탑텐을 론칭한 2012년 6월 이후 차입금이 계속 증가했다. 2013년 2740억 원, 2014년 6월 약 2900억 원에 이르렀다.
부채비율도 높아졌다. 신성통상의 부채비율은 2011년 150% 수준이었으나 2013년 209%로 증가했다. 2014년 부채는 4280억 원으로 부채비율은 214%다.
신성통상은 2013년 탑텐이 인기를 끌자 8개 자체 브랜드 매장을 1100개까지 늘렸다. 그런데 올젠, 지오지아, 폴햄 등의 자체 브랜드 실적은 부진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신성통상이 이러한 부진을 만회하고자 그동안 인기를 모은 탑텐에 대규모로 투자했다고 분석한다.
신성통상은 빠르게 탑텐의 매장을 늘렸다. 탑텐 매장은 현재 전국에 64개가 운영되고 있다. 서울에 매장은 26개로 명동, 신촌, 가로수길 등 주요 상권에 위치하고 있다.
신성통상의 전체 매출에서 탑텐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11%다.
한 업계 관계자는 “SPA 브랜드는 제조원가를 최대한 낮추고 다품종을 대량으로 공급해야 하기 때문에 자금이 많이 필요하다”며 “중소기업인 신성통상이 매장 확대에 치중하다보니 자금사정이 악화한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진 기자]